전경련, ESG와 경영진 보상 연계사례 정리한 보고서 발표
측정 어려운 단점 개선한 자체 ESG 평가지표도 속속 개발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경영진 보상과 연계함으로써 ESG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ESG와 경영진 보상을 연계하고 ESG 자체평가지표를 개발한 국내외 기업의 사례를 정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올해 적용되는 스튜어드십(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원칙) 코드에 'ESG와 경영자 보상 연계'(ESG in executive compensation)를 포함시키는 등 ESG가 경영진 성과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기업의 60%는 경영진 인센티브 계획에 ESG 지표를 포함시켰다. 이는 전년 대비 8%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이중 포용성과 다양성, 고객서비스, 임직원 건강·안전, 근로손실재해율 등 사회(S)에 해당하는 요소를 경영진 평가와 연계하는 기업 비율이 56%로 가장 많았다.

지속가능성 지수 참여도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공급망 인권 등이 구성요소인 지배구조(G)를 경영진 보상 결정 기준으로 정한 기업 비율은 30%로 뒤를 이었다. 온실가스 감축·에너지 절감·폐기물 감축 등 환경(E)을 연계한 비율은 13%였다.

특히 사회(S) 구성요소를 경영 성과가 연계한 기업 중에는 인적자본(Human Capital)과 인적자원(Human Resource)을 포함한 경우가 각각 53%, 40%로 가장 많았다. 그만큼 경영진의 구성원 관리능력을 중시한다는 해석이다.

고객 서비스와 임직원 건강·안전, 포용성·다양성이 포함된 비율은 각각 28%, 22%, 21%였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SK, 롯데그룹이 ESG를 경영진 보상 책정에 활용했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비재무적 요소를 계량화한 ESG 등급을 경영자 성과지표에 반영하고 있다.

SK그룹은 2019년부터 CEO의 핵심 성과 지표(KPI)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50% 반영했고 회사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CEO 평가와 보상과 직접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투자형 지주회사인 SK는 최근 이사회 구성원의 역량을 공개하는 '이사회 역량 현황표'(BSM·Board Skill Matrix)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2015년 12월 ESG를 사장단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공표한 뒤 롯데 지속성장평가지표를 만들었다. 이후 2019년부터는 ESG 평가 결과를 핵심성과지표에도 활용 중이다.

해외에서는 애플이 지난해부터 환경과 다양성, 직원 간 통합 등 6대 가치 구현을 위한 경영진의 노력을 평가해 현금 보너스 책정에 반영하고 있다. 이사회 보상위원회가 ESG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10% 범위에서 지급액을 조정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네슬레는 다양성을 경영진 보상 계획에 포함했고 다논은 고정급여와 장기 인센티브 모두를 ESG 요소와 연계하고 있다.

측정이 어렵다는 ESG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자체평가지표를 개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반도체 환경성과지표'(Semiconductor Enviornmental Performance Index)는 반도체 친환경 기여와 협력회사 환경관리, 사업장 환경성과에 각각 40%, 20%, 40%의 가중치를 매겨 점수를 책정한다.

LG ESG 지수도 기후행동지표, 물회복지표, 인적자본지표, 다양성·형평성·포용성지표, 안전지표 5개 지표로 구성돼 시범운영 후 경영진 KPI에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50개 평가항목으로 구성된 '건설업 특화 ESG 평가모델'을 제시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한국선급(KR)과 '우리나라 조선산업 특화 ESG 평가지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ESG를 경영진 보상과 연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ESG가 기업의 성과를 결정하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궁극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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