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서도 반대, 국방부 직원들은 한탄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점심 식사를 위해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3.16 [국회사진기자단]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점심 식사를 위해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3.16 [국회사진기자단]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대통령 집무실로 외교부 청사와 국방부 청사를 놓고 결정을 하려는 가운데 국방부 청사에 대한 반대 여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을 통해 “봄꽃이 지기 전에는 국민 여러분께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면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김 대변인은 “국민 여러분께서 일생을 회복하는 날에 청와대의 그 아름다운 산책길을 거닐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지는 외교부가 입주해 있는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별관과 용산 국방부 청사 두곳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뜨겁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윤 후보 측이 국방부로의 이전 비용을 500억원으로 추산한 것에 대해 리모델링 비용이라면서 실제로는 1조원 이상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청사 이전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이전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동민, 홍영표, 김진표, 김민기, 김병주 의원. 2022.3.17 [국회사진기자단]
▲사진=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청사 이전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이전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동민, 홍영표, 김진표, 김민기, 김병주 의원. 2022.3.17 [국회사진기자단]

김 의원은 “청와대 집무실이 들어가면 거기(국방부 청사)에 10개 부대가 있다”며 “그런 시설들을 이전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하나만 있는 게 아니고, 국가 운용 주요 부대들이 있다"며 핵폭탄이 떨어졌을 때 통신체계가 마비될 수 있는데 이를 보호할 EMP시설을 현재 합동참모본부가 (구축)해놓았다. 그걸 하는 데도 1000억원 이상 들어간다”고 이야기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지난 17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것에 대해 “풍수지리설 외 무엇으로 해석하겠느냐”면서 국방부로의 이전에 대해 반대의 뜻을 보였다.

이 고문은 “개인 살림집 옮기는 게 아니지 않느냐. 한 나라의 대통령의 집무실을 옮기는데 그렇게 꼭 무슨 풍수지리설 따라가듯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면서 “뜬금없이 왜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생각만 해도 화가 난다”고 격분했다.

반대 이유로 “1882년에 임오군란 때부터 일본군의 공관 수비대가 용산에 주둔하면서 그때부터 시작해서 조선군 주차사령부, 일본군 전시사령부, 일본군 사령부”라면서 “용산 일대는 정말로 대통령이 가면 안 될 자리”라고 주장했다.

▲사진=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열린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도건우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사진=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열린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도건우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한 누리꾼은 “홍카께서도 청와대 옮기고 싶으세요?”라고 질문하자 “사람이 문제지요”라고 짧은 답변을 내놓았다. 사실상 반대의 뜻을 보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 청사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국방부로 이전을 반대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다.

해당 소상공인은 신청사 지하에서 5년째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지금 대통령 집무실 결정을 앞두고 국방부는 혼란 그 자체”라며 “저도 마찬가지로 집무실 이전 때문에 어제(16일) 이달 말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아침에 날벼락도 아니고 이게 무슨 일인가”라며 “당장 그만두라고 하시면 제 가족과 또 저희 직원들의 생계는 어떻게 되는 건가. 앞이 너무 캄캄하다”고 호소했다.

한 국방부 직원은 MBC 뉴스에서 “개 집도 이렇게 갑자기 허물지 않는다”면서 “사지를 찢어 국방부를 해체하는 거나 다름없다”는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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