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가 급등, 환차손 피해 예상 우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우리 기업들의 다음달 국내 경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다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대러 경제제재의 후폭풍으로  환차손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화학, 자동차 등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대외 노출이 많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권고가 나온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BSI)를 조사한 결과 4월 BSI 전망치가 99.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BSI는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긍정 응답이 부정 응답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 응답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앞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번달에 기준선인 100을 넘어서며 긍정적인 전망을 보인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전경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고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중국 상하이와 선전시 등에 내려진 봉쇄령이 국내 기업 채산성과 수출에 악영향을 끼친 점이 경기 전망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부문별 4월 BSI 전망치는 고용(107.5), 투자(103.2), 내수(102.9) 등은 긍정적으로 전망됐으나 채산성(96.8), 수출(97.4), 자금사정(97.4), 재고(100.9·100 이상은 과잉재고)는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채산성의 경우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망이 악화됐다.

수출(97.4)도 러·우 전쟁의 영향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한국이 러시아에 대한 국제 경제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의 보복조치로 '비우호국 명단'에 포함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 수출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받을 경우 환차손을 입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한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1위와 4위 항만을 보유한 중국 상하이와 선전시가 봉쇄되면서 수출길이 막히는 것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도 경기 전망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업종별 경기전망은 채산성과 수출 악화 우려로 제조업(94.8)은 기준선을 밑돈 반면 비제조업은 104.6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보였다.

주요 국가가 러시아산 원자재 수입 금지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의 생산 비중이 높은 원유와 니켈 가격이 폭등했다. 이로 인해 제조업 가운데 석유화학(75.9)과 자동차·운송장비(81.3) 업종의 경기 전망이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제조업의 경우 대선 직후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건설(115.4) 산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중국이 고강도 방역 정책을 펼치면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화학·자동차 업종, 수출 기업 등 대외 리스크 노출이 많은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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