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욱신 경제부 기자.
▲이욱신 경제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 2일(한국 시각) 새벽,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조추첨 행사가 열렸다. 우리나라는 전통의 유럽 강호 포르투갈, 남미와 아프리카의 복병 우루과이, 가나와 한 조가 돼 1차 목표인 16강 본선 진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같은 조에 있는 국가들과의 역대 전적과 선수들 구성 면면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쉽지 않은 상대들이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라는 말이 있다. 승부의 세계는 너무나 변수가 많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다. 축구는 전·후반 90분 시간 동안 똑같은 운동장을 누가 더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공격하는 팀은 공세 일변도로만 나가면 상대의 밀집 방어에 막히기 쉽기에 때로는 공을 후방으로 빼 상대 수비를 느슨하게 한 뒤 그 틈을 노려 기습을 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수비하는 팀도 수비만 하다보면 같은 팀 선수간의 시야방해로 의외의 실수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애초에 공격이 위험구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넓은 공간에서 선제적으로 막는 넓은 안목이 필요하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헌법상 보장돼 있는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누가 더 국민들에게 폭넓게 다가가고 좋은 성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정권재창출의 성패가 나뉘어지게 된다. 오는 5월 9일 임기가 만료되는 문재인 정부는 초기에는 남북관계 평화 진전, 'K-방역' 성과 등에 따른 국제적 위상 제고로 주요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지지층을 겨냥한 '좁은 (정치) 운동장' 활용으로 결국은 가장 중요한 대선에서 패배하며 정권재창출에 실패했다.      

안타깝게도 좁은 운동장 활용은 지난달 10일 새로 대통령으로 당선된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에서도 반복될 것 같은 전망이다.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윤 당선인 주위 인사들이 현 정부에서 임명됐지만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 등의 거취 표명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지난 5년간의 오류가 또 다른 측면에서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윤 당선인은 3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시작으로 새 정부 장관 후보자 인선을 속속 발표할  예정이다. 한 후보자는 과거 진보·보수 정부에서 두루 활동한 관료 출신으로 비교적 무난한 통합형 인사로 평가받는다. 윤 당선인은 향후에도 진보·보수 운동장을 폭넓게 아우르는 통합형 인사를 계속 기용함으로써 인수위 초반의 인사 잡음과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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