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4·5구간), 소득 4~5%대 증가, 저소득층(1·2구간), 1%대 감소
평균 부동산가격 20% 넘게 상승, 부동산 많은 고소득층 자산 많이 늘어

▲매물을 내놓은 서울시내 부동산 중개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물을 내놓은 서울시내 부동산 중개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우리경제가 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하는 과정에서 계층간의 양극화가 한층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 자금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자산이 한 해 평균 21%나 뛰며 상대적으로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고소득층의 자산이 많이 증가했다.

5일 신한은행이 내놓은 '2022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근로자·자영업자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가구 월평균 소득은 49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486만원)보다 7만원 많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478만원) 에 전해보다 1.6% 감소했다가 1년만에 다시 3.1% 반등한 것이다. 

하지만 모든 계층의 소득이 회복된 것은 아니다. 5구간(상위 20%·948만원)은 5.9%, 4구간(상위 20∼40%·583만원)은 4.7% 늘었지만 1구간(하위 20%·181만원)과 2구간(하위 20∼40%·305만원)은 각 1.1%, 1.6% 감소했다.

소득 5구간과 1구간의 소득 배율은 지난해 5.23배까지 벌어졌다. 소득 배율은 2016년 5.1배에서 2017년 5.2배로 커졌다가 2018년(4.83배)과 2019년(4.76배) 2년 연속 줄었지만 2020년(4.88배)부터 다시 확대됐다. 

지난해 가구는 한 달 평균 242만원을 소비에 썼다. 전체 소득의 49.1%로, 비중이 2020년(50.2%)보다 소폭 줄었다. 1년 사이 소득은 15만원 증가했지만 소비는 2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구의 월평균 부채 상환액은 1년 새 43만원에서 45만원으로 늘었고 소득 대비 비율도 9.0%에서 9.1%로 높아졌다. 부채 상환액 가운데 절반(50.0%)은 주택담보·전월세자금 대출이었고 일반 신용대출은 16.7%를 차지했다. 

가구의 월평균 저축·투자액은 103만원으로 전년보다 6만원 줄었다. 소득 대비 비율은 20.9%로, 조사가 시작된 201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주식·펀드 등 투자 상품 비중은 10.1%(11만원)에서 13.6%(14만원)로 늘어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해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주식 투자붐을 반영했다. 

저축이나 투자에 쓰지 않고 떼어둔 '예비자금'은 86만원에서 103만원으로 크게 불었다. 신한은행은 "예기치 못한 목돈 지출 상황에 대비하거나 새 투자에 활용할 용도 등으로 자금을 확보해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조사 대상 가구의 평균 보유 자산은 5억1792만원으로 조사됐다. 2020년보다 11.8% 늘었고 처음 5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소득 계층별 자산 증가 규모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5구간 고소득 계층의 자산이 평균 10억3510만원으로 2020년보다 1억2586만원 불었고 4구간(6억4751만원)도 9991만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1구간(1억2254만원)과 2구간(2억7107만원)의 자산 증가폭은 각 1913만원, 4025만원에 불과했다.

가구 자산 가운데 종류별 비중은 부동산이 79.9%로 가장 크고 금융자산과 기타 실물자산은 각 13.8%, 6.3%였다. 2020년과 비교하면 1년 새 부동산 비중(78.0→79.9%)이 늘고 금융자산(14.7→13.8%)은 줄었다.

부동산만 따졌을 때 가구의 부동산 평균 보유액은 4억1386만원으로 전년보다 21.1%나 뛰었다. 

계층 간 부동산 자산 격차도 커졌다. 자산 기준 5구간과 4구간의 부동산 보유액은 12억2767만원, 5억418만원으로 전년 한 해만 각 24.5%, 22.9% 급증했다. 반면 1구간의 부동산 보유액(490만원)은 오히려 18.3% 줄었고 2구간의 부동산은 8326만원으로 2.8% 늘어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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