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해찬-박지원 투톱 나눠먹기식 원탁회의를 주장해 민주통합당 당원들은 물론 원내대표 출마자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제안 당사자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27일 "원탁회의는 이해찬-박지원 역할 분담론을 제안한 적이 없다"며, "원탁회의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역할 분담론을 권고했다는 설(說)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백 교수는 27일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당 내 일에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비쳐 당황스럽다"며 "계파 싸움을 비판하고 야권이 선거 연대를 하라는 원칙적인 말을 해도 당직을 누가 맡고 어떻게 배분하라는 제안은 원탁회의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원탁회의도 이날 오전 보도 자료를 내고 "원탁회의는 민주통합당의 내부 경선과 관련한 논의를 한 바 없으며 26일 원탁회의 오찬도 그런 논의를 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26일까지도 백 교수는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의 주요 제안자로 알려졌다.

박 최고의원이 이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 고문이 25일 원탁회의 20여명과 많이 논의한 끝에 원탁회의의 공동 의견을 전해 듣고 나도 확인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 고문도 박 최고의원의 말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백 교수에 따르면 그날 원탁회의 오찬 모임을 "원탁회의 멤버인 이 고문이 4·11 총선에서 갑자기 세종시에서 출마해 멤버들에게 제대로 인사하지 못한 것에 미안함을 전하고 인사하기 위해 초청한 자리였다. 약 20명의 멤버가 모였지만 역할분담론을 의제로 올리거나 원탁회의 이름으로 제안할 자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고문은 가까운 자리에 앉은 멤버들이 "당이 단합해야 한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하자 "박 최고의원과 손잡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백 교수는 이날의 회의진행 얘기를 전했다. 백 교수는 "이 전 총리 주위에 앉은 일부 멤버가 아 좋겠네. 잘해봐라는 격려성 덕담을 건냈지만 누가 당대표가 되고 원내대표가 될 지를 참석자들이 얘기할 성격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 상당수는 역할분담론을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이와 같은 사실을 보면 26일 원탁회의에서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이 공식적으로 논의된 사실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지금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심각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실에 대해 확실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