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맞춰 은행권 가산금리 인하·대출완화로 향후 유동적
코로나 금융지원 연장·기업수요 증가 맞물려 기업대출은 증가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이 통계 집계 이래 첫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은행권의 고강도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업대출은 코로나 금융지원 연장과 기업의 수요가 맞물려 늘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원으로 2월 말보다 1조원 줄었다. 지난해 12월(-2000억원), 올해 1월(-5000억원), 2월(-2000억원)에 이어 4개월째 감소세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넉달 연속 준 것은 한은이 2004년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이래 처음이다. 

세부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84조8000억원)은 한달 사이 2조1000억원 불었다. 2월(1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더 커졌다.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2조1000억원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은 1조2000억원을 차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73조원)은 한달 새 3조1000억원 줄었다. 감소 폭이 3월 기준으로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기록이다.

한은은 가계대출의 감소 배경으로 정부와 금융권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금리 상승과 주택거래 부진 등이 겹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새 정부 출범에 앞서 3월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하, 대출한도 증액 등의 기조 변화가 대출 증가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의 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3월 말 기준 기업의 은행 원화대출 잔액은 1093조9000억원으로 한달 새 8조6000억원 불었다. 중소기업 대출이 7조7000억원, 대기업 대출이 9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만 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은행의 전체 기업 대출 증가액과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 모두 3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 작성 이래 두번째로 많았다.

한은은 코로나 금융지원 연장, 시설자금 수요 등과 은행의 기업 대출 취급 노력이 맞물려 기업대출 증가 규모가 상당 폭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3월 말 현재 2152조7000억원으로 2월 말보다 8조원 증가했다. 수신 종류별로는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자금이 유입되면서 수시입출식예금이 16조3000억원 늘었다. 기업·가계 자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타금융기관 자금이 유출되면서 정기예금은 3조6000억원 줄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3월 한달간 4조3000억원 불었다. 기타 펀드에 5조9000억원, 주식형펀드에 1조8000억원이 유입됐지만 채권형 펀드에서는 2조1000억원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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