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민주당)이 이해찬, 박지원 투톱 시대가 열려 귀추가 주목된다. 4일 박지원 최고위원이 19대 국회 새 원내대표 겸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출됐다. 친노 진영을 대표하는 이해찬 전 총리와 문제인 상임고문, 김대중 전 대통령 세력이 손을 잡음으로써 민주통합당의 신(新) 당권파로 떠올랐다. 박 원내대표는 6월 9일 전당대회까지 당 비대위원장으로 전당대회 경선 관리를 맡게 된다. 이 전 총리는 내달에 당 대표에 당 대표에 출마한다.

박 원내대표가 확정된 민주통합당의 분위기는 안도와 불안이 겹쳤다. 이 날의 경선 결과에 대해 한편에선 친노와 DJ 세력의 화합적 결합이라고 반겼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이해찬·박지원 투톱시대가 열리면 과거 DJ·노무현 두 정권의 부정적 유산까지 함께 떠안고 가게 됨으로써 대선에서 승리하기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왜냐하면 민주통합당이 구시대를 상징하는 이-박 투톱 간판으로 미래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날 원내대표 선출에서 박 대표는 1차 49표, 비노 3명 77표, 2차 투표는 박 대표 67표, 유인태 60표로 7표 차이로 신승했다. 박 대표가 선출된 직후 민주통합당의 분위기가 복잡하게 돌아간 것은 바로 민주통합당이 구시대로 회귀해 대선에서 승리할지가 의문시 된다는 것 때문이다.

19대 국회 당선자 127명 가운데 친노 40~50명, 친박계와 민주당 20~30명을 합치면 80명 안팎으로 압도적 승리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결선투표에서는 67표에 그쳤다. 이-박 연대에 대해 비노진영과 중도파, 초선의원들까지 강하게 반발했다는 정가의 분석이다. 1차 투표 후 회의장 밖에서 친박의 한 참모는 개표 결과를 보고 손학규 전 대표의 9표가 협조를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했다.

유인태 후보는 이날 후보연설에서 "민주통합당의 역동성을 보여야 대선도 이긴다"고 했고 전병헌 후보는 이-박 연대를 겨냥 "구시대 인물로는 안 되며 이변을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후보는 "경선에 짜여 진 각본대로 가면 우리 당은 편안하게 죽는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의 이-박 신시대가 열리는 과정에서 연말 대선까지 변수가 없지 않겠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점은 민주통합당의 새 시대 미래를 향해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지역적으로 볼 때 영남, 호남, 충청의 일부분이지 전적인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해찬 측의 분석은 DJ·노무현 두 세력이 뭉치면 박정희 후계자와 겨뤄 박정희 시대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겹쳐 손학규, 정동영 등 비노세력의 반발이 예상된다. 만약 손·정 비노세력과 친노 DJ 세력이 합쳐지면 이-박 연대가 큰 위협을 받는다. 특히 변화를 갈구하는 청년들의 마음을 얻기 힘들다는 것도 큰 문제점이 된다. 이렇게 될 때 안철수 교수의 민주통합당 행도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 대선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민주통합당의 바람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민주통합당의 진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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