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비대면 활성화 IT 비롯 해운·건설주력집단 등 약진
두나무, 첫 대기업집단 진입…쿠팡 김범석, 동일인 지정 피해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SK가 반도체 사업 실적 개선 등을 바탕으로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자산총액 기준 기업집단 2위로 올라섰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로 IT주력집단이 꾸준히 성장한 가운데 가상화폐 붐을 타고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새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제한집단)으로 지정됐다. 미국 국적인 쿠팡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이번에도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76개 기업집단을 다음달 1일 자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7개 집단을 상출제한집단으로 지정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날 발표한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SK의 자산총액은 291조9690억원으로 삼성(483조9190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SK에 자리를 내어주고 3위로 밀려난 현대차의 자산총액은 257조8450억원이었다.

SK는 반도체 매출 증가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등에 따라 SK하이닉스 자산이 20조9000억원 늘어난 것을 비롯해 SK온·SK어스온·SK멀티유틸리티 분할 설립(+7조9000억원), 석유 사업 영업환경 개선 등에 따른 SK이노베이션 및 산하 자회사 자산 증가(+6조2000억원) 등이 순위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료=공정거래위원회.

IT 주력집단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전년 대비 자산총액 및 기업 순위가 올랐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기업공개(IPO)로 공모자금이 유입돼 자산총액이 지난해 19조9520억원에서 올해 32조2160억원으로 오르며 기업 순위가 18위에서 15위로 3단계 올랐다. 네이버는 자산총액이 1년 새 13조5840억원에서 19조2200억원으로 늘어나며 27위에서 22위로 올라섰다. 서치 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영업활동 이익잉여금 증가와 주요 계열사 유상증자 등이 자산 급등 요인으로 꼽혔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해운 실적 개선으로 해운 주력집단들도 급성장했다. HMM은 8조7890억원에서 17조7670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하면서 순위가 48위에서 25위로 뛰었다. SM(13조6630억원, 34위), 장금상선(9조3340억원, 50위)도 자산총액 및 순위가 올랐다.

중견 건설 주력집단도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세를 보였다. 중흥건설은 자산총액이 9조2070억원에서 20조2920억원으로 2배 넘게 뛰며 순위가 47위에서 20위로 20단계 이상 상승했다. 호반건설 역시 자산총액이 10조6980억원에서 13조7840억원으로 약 30% 늘었다.

두나무를 비롯해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OK금융그룹, 신영, 농심 등 8개 집단이 사업이익 증가, 자산가치 상승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된 반면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금융, 대우건설 등 3개 집단은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상출제한집단은 전년(40개) 대비 7개 늘었다. 중흥건설, HMM, 태영, OCI, 두나무, 세아, 한국타이어, 이랜드 등 8개 집단이 신규 지정됐고 한국투자금융 1곳이 제외됐다.

가상화폐 열풍으로 자산총액이 10조8225억원으로 늘어난 두나무의 동일인으로 송치형 회장이 지정된 반면 미국 국적인 쿠팡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이번에도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코로나19 확산에도 경제활동 재개, 인수·합병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이 전년 대비 증가하고 경영실적도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281조3000억원 증가한 2617조7000억원이었다. 대기업집단(금융·보험업 제외)의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한 76.3%였다. 매출액(금융·보험업 제외)은 전년 대비 21.5%(289조2000억원) 증가한 163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상위 5개(또는 10개) 집단이 전체 대기업집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매우 높지만 그 외 집단과의 격차는 다소 완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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