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새 정부 부동산 정책 불명확에 대출 관망세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 만기 확대, 금리 인하로 대응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가계대출이 올해 넉달 내리 감소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고강도 금융규제에 더해 금리가 인상되고 새 정부 부동산정책 방향이 명확하지 않으면서 대출 수요 관망세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 은행의 지난달 28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총 702조1983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9954억원 또 줄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1월(-1조3634억원)부터 2월(-1조7522억원), 3월(-2조7436억원)에 이어 4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506조6174억원에서 506조6019억원으로 1155억원 감소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은 131조3349억원에서 131조5989억원으로 2640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 역시 133조3996억원에서 132조7895억원으로 6101억원 줄었다.

5대 은행 추세로 판단할 때 은행권 전체로는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째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에서는 금리가 계속 오르는 데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고 난 뒤 결정하려는 부동산 관련 대출 관망세가 강한 영향으로 대출 감소세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연 3.420∼5.338% 수준이다. 지난해 말(3.710∼5.070%)과 비교해 올해 들어 3개월여 사이 상단이 0.268%포인트 올라갔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따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수신(예금)금리와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라 같은 기간 1.55%(신규코픽스 기준)에서 1.72%로 0.17%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600∼4.978%에서 4.080∼6.310%로 더 크게 뛰었다. 최저 금리가 0.480%포인트, 최고 금리는 1.332%포인트 급등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2.259%에서 3.427%로 1.168%포인트 치솟았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은 현재 3.528∼5.190%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말(3.500∼4.720%)과 비교해 하단이 0.028%포인트, 상단이 0.470%포인트 뛰어 5%대를 넘어섰다. 

은행들은 이런 가계대출 위축에 대출금리 인하 뿐 아니라 만기 40년짜리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과 만기 10년짜리 신용대출까지 내놓으면서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5대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하나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최장 만기를 35년에서 40년으로 늘린 것을 시작으로, 다른 은행들도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또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분할상환방식 신용대출의 대출기간(만기)을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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