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승려가 억대의 도박판을 벌여 사회의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참으로 믿어지지 않는 사실이다. 그것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수행하는 승려들이 거액을 걸고 밤샘 도박판을 벌였다는 사실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 기가 찰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조계종은 국내 최대의 불교종단이다. 부처님 오신날이 불과 보름 앞두고 전남 장성의 한 호텔에서 도박판을 벌인 장면이 몰래카메라에 찍혀 방송과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승려들은 만원권과 오만원권 등 고액의 돈을 베팅하는 포커판을 벌이며 술과 안주까지 시켜다 먹었다고 한다. 이쯤되면 오락이 아니라 상습적인 도박행위라는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일반인들과신도들의 눈을 의심케하는 사실이다. 도박이란 종교인 아닌 일반인들조차도 처벌받는다. 백원짜리 고스톱의 경우는 심심풀이 또는 치매예방차원의 오락으로 법원의 판결에 무죄로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신고를 하면 경찰이 일단 즉결심판에 넘기기도 한다. 도박을 한 승려 가운데는 주지겸 중앙종회 의원, 부주지 등 조계종 고위직 승려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도박한 자금은 백양사의 고불총림방장 49재를 지내기 위해 모였다고 한다. 방장스님의 49재를 앞두고 도박판을 벌일 수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그렇게 많은 돈의 출처는 어딘가. 
이 사건은 조계종 총무원에서 승적을 박탈당한 성호스님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결국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성호스님은 2009년 총무원장 선거 때 괴문서를 주도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선거에 당선됐던 자승스님의 총무원장 당선 무효 소송을 낸 적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몰래카메라로 촬영되고 외부에 알려진 조계종 내부의 정치적 갈등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한다. 그렇다고 이번 도박사건을 조계종내부의 갈등으로 치부해버릴 일은 결코 아니다. 조계종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참회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집행부 간부들이 10일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사표를 제출하면서 "종단은 뼈를 깎는 참회를 통해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사과성명을 냈다. 
자승스님은 총무원장에 취임한 이래 자성과 쇄신 결사를 내세우고 조계종의 쇄신을 추진해 왔으나 이번사건으로 빛을 잃었다. 사법당국은 이번사건을 계기로 종교계의 비리를 철저히 조사 척결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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