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거래소, 단독상장 취급률 높아…금융당국, 투자 주의 당부
남자, 여자보다 2배 이상 투자,…30대, 40대, 20대 순으로 투자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으로 전 세계 가상화폐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는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차트가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으로 전 세계 가상화폐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는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차트가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최근 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가 단기간에 폭락함으로써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준 가운데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해외에 비해 변동성이 높은 가상화폐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가격 급락 시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원화 마켓과 코인 마켓 등 국내 가상자산 전체 거래소의 실제 이용자는 558만명이었다. 실제 이용자는 단일 투자자가 복수의 거래소에 등록된 경우 중복해서 계산하지 않고 1명으로 집계한 것을 의미한다.  

거래소 이용자 중 1억원 이상 보유자는 9만4000명으로 전체의 1.7%였다. 그 중 1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보유자가 9만명이었으며 10억원 이상 보유자는 4000명이었다. 1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보유자는 73만명으로 전체의 13%에 달했다. 1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 보유자는 163만명, 100만원 이하 보유자는 276만명으로 각각 전체의 29%와 49%를 차지했다. 

가상자산 보유는 남성이 374만명으로 여성(184만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30대와 40대가 각각 174만명과 148만명을 기록했고 20대 이하가 전체의 24%인 134만명에 달했다. 50대와 60대 이상도 각각 80만명과 23만명이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상자산은 623종이다. 이들 종목의 평균 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MDD)은 65%로 유가증권 시장의 4.4배에 달해 증시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다. 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대표 가상자산의 거래 비중이 원화 마켓은 27%, 코인 마켓은 9%에 불과해 전 세계 평균 59%와 큰 격차를 보였다.

금융당국은 일부 국내 거래소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큰 단독 상장 가상자산에 대해 높은 취급률을 보여 이용자들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단독 상장 가상자산은 복수의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이 아니라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성이 클 수 있다.

금융당국은 가상화폐가 증권이나 펀드같은 전통적인 상품처럼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자리잡아 가는 추세에 맞춰 투자보호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최근 루나 폭락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스테이블 코인(달러 등 법정통화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 등 위험성이 있는 가상화폐들에 대한 동향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도 벌이고 있다. 자금 세탁 여부를 중심으로 코인원과 고팍스에 대해 이미 관련 검사를 마쳤고 다른 거래소에 대한 검사를 진행 또는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거래소를 현장 실사해 회원 수, 거래 내역, 연령대별 거래 내역, 월별 매출, 수수료 현황 등을 확인해 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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