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익 선임기자
▲배상익 선임기자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부터 22일까지 방문해 2박3일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공식 방문 형식으로 일본을 방문하기전 먼저 한국을 방문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비롯해 하루에 한 번씩 이상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차별화된 일정을 가졌다.

역대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에 최단 기간 내에 개최되는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것과 바이든 대통령도 취임 이후에 지금까지 인도·태평양 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는데 인도·태평양 지역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점도 상징성을 지닐 수가 있겠다.

전에는 미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방문할 때는 의례적으로 일본을 먼저 방문하고 한국 왔는데 이번에는 한국을 먼저 방문했다.

이같이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면서 한국 방문을 우선순위로 둔 것은 한국이 일본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 있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만큼 바이든 정부가 한미관계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방문의 의의를 역대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에 11일 만에 개최되는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무지갯빛 환상에 빠져 섣부른 결론은 금물이다.

지난 G7에서 바이든은 '최상석'으로 정하고 문 대통령 자리를 '손님 중 제일 중요한 자리'인 주최국 바로 오른쪽 자리에 앉고 일본 총리는 멀찌감치 떨어진 자리에 배치됐다.

이러한 자리 결정은 공식적으로는 주최국인 영국이 했지만 사실은 영국과 미국이 상의해서 결정 한 것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첫 일정으로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아 국내 반도체 생산설비 등을 둘러봤다.

이 같은 행보는 반도체 설계는 미국이 최강기술을 가지고 있고, 파운드리 제조공정 분야에서는 삼성을 포함한 우리 기업이 최고 일류 기술을 보유 전 세계 반도체 70% 물량을 공급하고 있어 반도체 동맹을 통한 지배력 강화를 위한 미국의 전략적 대응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지난 2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반도체 공급망 장악을 위해 협력 및 준 동맹 메커니즘을 통해 윤 대통령 당선 이후 한국과의 고리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반도체에서 첨단 미래 배터리 문제, 친환경 녹색 기술 협력 문제, 인공지능, 양자기술, 우주 개발 이런 문제등 그동안 안보 중심이었던 한미동맹을 경제, 첨단기술, 공급망 등 포괄적 글로벌 동맹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의 산업 동맹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른바 미국의 '반도체 협력' 계획을 무시하기는 어렵겠지만 한국 반도체 산업이 미국이나 일본의 위협·지배에 굴복하면 산업 모멘텀에 해로울 뿐 아니라 장기적 공급망에 대한 압박이 된다.

특히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새정부 출범초기 어수선한 틈을 노려 일본보다는 한국에 먼저 손을 내미는 철저히 계산된 외교 행보의 속내를 직시하고 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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