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명목GDP 2057조원의 9배 수준으로 확대
금감원, "글로벌 경기 회복·통화금리 헤지 수요 증가"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명목 국내총생산(GDP·2057조원)의 9배에 이를 정도로 확대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위축됐던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대외무역 규모가 증가하고 대내외 금리 상승 기조에 따라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업과 금융회사의 통화·금리 관련 헤지(위험회피) 수요가 증가해 장외파생상품 거래도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당국은 파생상품 거래 투명성 제고를 목적으로 한 각종 제도 시행을 통해 부작용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전년보다 1127조원(6.6%) 늘어난 1경8146조원으로 집계됐다.

파생금융상품이란 통화나 채권, 주식 등 기초금융자산의 가치변동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금융상품으로, 계약 형태에 따라 선도계약, 선물, 옵션, 스와프 등이 있다. 주로 금융사나 기관투자자가 주식, 채권, 통화 등 금융상품의 가격변동위험, 신용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활용한다.

국내 장외파생상품시장은 은행 등에서 통화와 금리 관련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통화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1경3776조원(75.9%)이었고 금리 관련 상품은 4117조원(22.7%) 규모였다. 주식 관련 상품은 194조원(1.1%), 신용 관련 상품은 18조원(0.1%)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현재 장외파생상품 전체 거래 잔액은 1경1305조원으로, 1년 전보다 1370조원(13.8%) 증가했다. 이자율 관련 거래가 6984조원(61.8%)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그 뒤로 통화 관련 거래 4150조원(36.7%), 신용 관련 거래 73조원(0.6%), 주식 관련 거래 68조원(0.6%) 등의 순이었다.

거래 규모를 금융권역별로 보면 은행이 1경4323조원(78.9%)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증권은 2780조원(15.3%), 신탁은 875조원(4.8%) 규모였다. 은행과 증권사의 거래 상대방은 외국 은행·투자은행(IB)·자산운용사 등 외국 금융회사가 41%를 차지했다. 이는 거래 규모가 가장 큰 통화 및 이자율 관련 거래가 외국은행 등 외국 금융회사와 외은 지점을 통해 이뤄진 까닭에서다.

금감원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라 대외무역 규모가 증가하고 대내외 금리 상승 기조에 따라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기업과 금융회사의 통화·금리 관련 헤지(위험회피) 수요 증가로 장외파생상품 거래도 증가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장외파생상품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거래정보저장소(TR)를 가동 중이다. 또한 비청산 장외파생상품 거래 증거금 교환제도의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중앙청산소에서 청산하지 않는 장외파생상품 거래 시 거래당사자 간 증거금(담보)을 사전에 교환하도록 하는 제도다.

변동증거금 교환 제도는 2017년 도입됐으며 개시 증거금 교환 제도가 지난해 9월부터 거래잔액 70조원 이상인 금융사에 적용됐다. 올해 9월부터는 거래잔액 10조원 이상인 금융사로 적용 대상이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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