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장기화, 중국 봉쇄 조치, 물가상승 압박 등 복합작용 영향
정부, "2차 추경지원, 주요 기업 대규모 투자계획 등 긍정 효과 기대"

▲자료=연합뉴스(통계청).
▲자료=연합뉴스(통계청).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4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발생 이후 2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트리플 감소'를 보이며 경기둔화의 우려를 키웠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국의 봉쇄조치, 물가상승 압박 등이 복합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6.4(2015년=100)로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올해 1월(-0.3%), 2월(-0.3%) 연속 감소한 뒤 3월(1.6%) 반등했으나 4월에 다시 꺾였다. 

광공업 생산은 3.3% 줄며 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3.5%)와 식료품(-5.4%) 등의 생산이 줄며 제조업 생산이 3.1% 감소한 영향이다. 3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정점에 도달하며 급증했던 의약품 생산이 정상화하면서 4.7% 감소한 여파도 있었다. 제조업 재고는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0.2% 늘면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공공행정(-4.3%) 생산은 줄었다. 대신 서비스업 생산은 1.4% 증가했다. 사적 모임과 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며 음식점·주점업 등 숙박·음식점업(11.5%)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미용 등 수요가 늘며 협회·수리·개인(8.7%) 생산도 늘었다. 건설업(1.4%) 생산도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지난달 119.7(2015년=100)로 전월보다 0.2% 줄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올해 1월(-2.0%) 감소한 뒤 2월에는 보합을 나타냈으나 3월(-0.7%)과 4월 두달 연속 감소했다. 최근 거리두기 해제로 가정 내 소비 수요가 외식 등 외부 소비로 전환되면서 전체적인 서비스 소비 자체는 전월보다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품목별로 보면 의복 등 준내구재(7.7%)나 승용차 등 내구재(0.4%) 판매는 늘었으나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로 의약품 판매가 줄며 비내구재(-3.4%) 판매는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7.5% 줄어 석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반도체 장비 등을 중심으로 투자가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 확산된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그동안 경기 회복에 따른 지표상 피로 누적과 대외 리스크, 고물가 등에 따른 불확실성 등이 중첩돼 나타난 상황으로 해석된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1로 전월보다 0.3포인트(p) 내렸다. 3월에 이은 두달 연속 하락이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0.3포인트(p) 하락해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조치 등 대외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경제 심리가 둔화하는 가운데 방역 정상화로 반등이 기대되는 내수도 물가 압력 등 불안 요인이 잠재해 있어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차 추가경정예산안 통과에 따른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 효과, 주요 기업의 대규모 중장기 투자계획 발표 등 긍정적 요인도 있다"며 "정부는 민생 안정과 경제활력 제고, 리스크 관리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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