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여수소방서 돌산센터 소방사

▲사진=
▲사진=박지훈 여수소방서 돌산센터 소방사 

지난 달 4일 새벽 4시 27분 제주 성산항에 정박해 있던 어선에서 시작된 불은 3시간여 만에 진압되는가 싶더니 한 차례 더 거센 불길을 막아낸 오후 4시 59분에야 겨우 진정됐다.

소방과 해경, 의소대 등 234명의 인력과 소방 장비 22대를 비롯한 해경 경비함정, 연안구조정 등 장비 총 28대를 투입한 결과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6∼2020년 항구에 매어둔 선박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537건으로, 이로 인해 5명이 숨지고 78명이 다쳤다.

연도별 선박 화재는 2016년 115건에서 2017년 80건으로 줄었다가 2018년 116건, 2019년 107건, 2020년 119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면 선박화재의 효과적인 예방과 대처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선박 관계자의 화재안전 의식 강화를 위한 소방교육과 함께 자체 소방시설의 설치 및 꼼꼼한 점검도 매우 중요하다.

화재 초기발견과 초기대응이 중요하므로 적어도 선내에서는 언제라도 사용 가능한 소화기를 여러 장소에 갖추어 초기 화재진압에 대비한다면 큰 화재로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둘째, 선박에서 용접 작업 시에는 가급적 주간에 실시하고 야간작업은 피해야 한다. 불가피한 야간작업의 경우에는 안전관리 인력과 안전장비 및 시설을 더욱 꼼꼼히 갖추고 진행해야 한다.

앞서 말한대로 선박에는 인화성이 강한 내장재가 많아 용접 불꽃이 튀면서 발화되기 쉽고 짧은 시간에 화염에 휩싸이기 쉬워 인명과 재산 피해 위험성이 항상 가까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삼가야해야 할 ‘나홀로 작업’의 경우 화재 긴급대처에 시간이 걸리고 신고도 늦어져 큰 피해로 이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셋째, 우리나라 소방기본법상 항구에 매어둔 선박은 소방대상물에 해당한다고 정의하고 있으면서도 부두는 건축물이 아니어서 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소방기관에서 신속한 화재진압 대응에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늘어나는 선박화재가 재발되지 않도록 소방당국을 비롯해 항포구 관련 기관들이 부두 소방시설에 대한 공적투자를 확충하는 등 철저한 보완적 대비가 이뤄져야 한다.

선박화재 대응 시스템을 개선하고, 선박 관계자의 인식 강화를 위한 교육 훈련을 강화한다면 선박화재는 우리주변에서 점점 멀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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