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KAL기 폭파범 김현희 사건을 조작했다고 하면 누가 이 사실을 믿겠는가.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도대체 이 같은 일이 있을 수 있는가. 김현희 사건을 조작한 주범은 누구이며 이것을 우리 역사에서 어떻게 기록해야하는 것인지 몸 둘 바를 모르겠다. 6월 18~19일 TV조선 시사토크에 방영된 김현희 편 1부에서 북한 김정일이 88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친필명령’으로 KAL기 폭파를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김현희 씨는 ‘남조선 비행기를 재끼라’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무고한 사람을 죽인다는 가책은 없었고 단지 큰 임무를 주신 수령님께 감격했다고 밝혔다. 자신은 당시 인간의 감성이 마비된, 하라는 대로 하는 '인간 폭탄'이었다고 덧붙였다.

김현희씨는 북한이 KAL 858기를 폭파한 이유는 이 비행기에 외교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외국인들이 적고 한국의 중동 근로자들만 주로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로 압송된 뒤 8일 만에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자백을 한 이유에 대해 당시 안기부 수사관과 함께 외출도 했는데 같은 동족이 너무도 자유롭고 풍요롭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북한이 잘못됐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1997년 안기부 수사관과 결혼한 뒤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김현희씨는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뒤 국정원까지 나서 자신을 '가짜'로 몰고 신변 위협까지 받았을 때는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가 내게 이민을 가라고 했다"면서 "'김현희가 가짜라서 해외로 도망갔다'고 조작하려고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희씨는 방송 2부에서 "남한 사람들은 자유의 소중함을 모른다"면서 "그래서 북한을 신처럼 모시는 종북주의자들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종북주의자들을 배양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주목할 만한 말로 이어갔다. "북한이 50년대 박헌영을 비롯한 남로당 인사들을 숙청했듯이 남한의 종북주의자들도 목적을 달성하고 이용 가치가 떨어지면 가차 없이 숙청할 것"이라고 강조한 점이다.

KAL기 폭파사건이 노태우를 당선시키기 위한 음모였다. 당시 이 사건 발표 후 ‘음모론’이 간간이 들렸던 소문이다. 이 나라에 살면서 우리는 모든 사건의 진실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의아심을 갖게한다. 이 같은 어마어마한 음모론이 존재한다는 것은 참으로 비극이다. 종종 큰 사건의 이면에 의문점을 갖게 한다.

과연 이강석씨가 자신의 친부모 이기붕, 박마리아와 동생들을 총으로 쏘고 자살했을까, 신익희 대통령 후보가 기자를 타고 가면서 차 한잔 마신뒤 심장마비로 죽었을까,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가 문재광이 쏜 총알에 사망했을까 등등 의심이 가는 사건이 있다. 언젠가는 사실과 진실이 밝혀질 것을 기대한다. ‘김현희 조작설’을 조작한 사람들이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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