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건수 2020년 이후 매년 3만건 이상 접수
평균 민원 처리기간, 2017년 24.4일→올해 91.7일
제도적 보완·점검 필요하다는 지적도

▲ 자료=양정숙 의원실
▲ 자료=양정숙 의원실

[일간투데이 유정무 기자] 금융소비자의 분쟁민원 건수와 처리기간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 전문위원 조정을 받는 민원은 극소수에 불가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분쟁조정위원회 회부된 안건은 총 4건, 분쟁민원 처리기한도 매년 증가해 올해는 평균 91.7일이 소요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금감원에 제기된 분쟁민원 건수는 ▲지난 2017년 2만5205건 ▲2018년 2만8118건 ▲2019년 2만9622건 ▲2020년 3만2130건 ▲지난해 3만495건 ▲올해 상반기 2만249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부터는 매년 3만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추세상 올해는 3만건이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반에 분쟁민원 중 분조위에 회부된 안건 수는 ▲지난 2017년 19건 ▲2018년 63건 ▲2019년 18건 ▲2020년 13건 ▲지난해 29건 ▲올해 상반기 4건에 불과했다.

이에 양 의원은 "위원회의 적극적인 조정 개입보다는 금감원 합의가 수용되거나 기각 또는 각하되는 민원이 99.7% 이상이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분조위가 한 해 얼마나 기능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분쟁처리 평균 기간도 24.4일에서 91.7일로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 자체에서 민원을 소화하려다 보니 처리기한도 크게 늘어나 민원인들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법률 제36조 제4항의 기한을 초과해 분조위에 회부된 안건은 없다고 설명했지만, 분쟁민원 처리기간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민원 처리일수는 ▲지난 2017년 24.4일 ▲2018년 34.3일 ▲2019년 49.0일 ▲2020년 58.7일로 해마다 10일씩 증가하다가 지난해에는 93.3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평균 91.7일 소요돼 지난 2017년 대비 약 3.8배가량 기간이 늘었다.

그중에서도 은행 및 중소서민 권역의 처리기간은 지난 2017년 31.4일이었지만, 2020년 81.5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52.1, 올해 상반기에는 181.6일로 2017년과 비교해 6배 가까이 늘었다.

▲ 자료=양정숙 의원실
▲ 자료=양정숙 의원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분조위 회부 없이 분쟁전담 직원에 의해 처리된 분쟁 건은 사실관계 조사기간이 길게 소요돼 처리기간이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양 의원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36조 4항은 분쟁조정 신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지체없이 조정위원회에 회부하도록 돼 있음에도 사실관계 조사에 소요되는 기간을 포함하지 않았다"며 "하루가 급한 민원인은 사실상 기약 없는 기다림에 고통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5년간 업권별 분쟁민원 미처리 건수도 ▲지난 2017년 0건 ▲2018년 1316건 ▲2019년 155건 ▲2020년 694건 ▲지난해 2900건 ▲올해 상반기 7855건으로 크게 증가해 지난 5년간 총 1만2920건이나 되는 민원이 처리되지 못하고 대기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분조위의 기능 및 관련 제도에 대해 보완·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원인의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빠른 분쟁 해결을 위해 불리한 조건에도 마지못해 합의안을 받아들이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신청 민원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 기간을 규정해 민원 해결까지 걸리는 기간을 민원인이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금감원 사실관계 확인 업무 담당자를 확충하는 등 금융소비자 민원에 대한 제도적 보완도 제기되고 있다고 양 의원은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양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110대 국정과제로 금융소비자 보호 및 권익 향상을 포함 시켰던 만큼 금감원이 금융소비자 보호와 서비스 증진을 위해 더욱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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