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 동반 침체…기업 체감경기 급락

 
유럽 금융위기가 전세계 실물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 수출이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7월 전망치 원지수는 89.7로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發 금융위기 및 부동산 침체와 가계부채 등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민간소비가 위축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현재의 위기는 모든 국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맡을 나라가 없다는 점이다. 유로존 위기 해법과 관련해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이를 돌파할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는 것. 이에 따라 경영상 어려움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들의 심리가 지수에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 종합경기 전망 및 실적 (제공=전경련)

유럽의 경우 그리스와 함께 스페인이 위기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정책을 지지하는 신민당의 승리, 스페인에 대한 1000억 유로 지원 소식 등에도 스페인 국채 금리는 급등해 전면 구제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스페인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함께, 유로존의 전반적인 경기 악화에 따른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지난 4월 유로존 17개국의 실업률이 199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강력한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로존 경제를 지탱해온 독일마저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인 44.7로 떨어졌다.

이같은 여파는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이 3~5월 마이너스를 기록하는데 한 몫 했다. 수출 감소세가 3개월 넘게 이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이었던 200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무역수지는 계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경기침체로 수입이 함께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로 볼 수 있다.

한편 유럽위기에 따른 우리 경제의 저성장세는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를 가로막아 부동산 침체와 가계부채로 고통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2% 증가하는데 그쳤고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으로 민간의 실질구매력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전망치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내수(97.6) ▲수출(97.9) ▲투자(97.6) ▲자금사정(93.3), 재고(106.2) ▲채산성(93.4)이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경공업(88.2) ▲중화학공업(88.0) ▲제조업(88.0) ▲서비스업(92.0) 모두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