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쏟아부은 돈 1조원 넘지만…초라한 성적
"금감원 KB국민은행의 해외투자 강력한 제재 가해야"

▲ KB국민은행지부 금감원 기자회견 현장사진. 사진=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 KB국민은행지부 금감원 기자회견 현장사진. 사진=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일간투데이 유정무 기자] "부코핀은행에 대한 '묻지마 투자'로 은행의 '예금자 보호' 의무를 위반하는 회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류제강)는 4일 서울 여의도동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노조는 KB국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대한 추가 지원이 국내 예금자와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국내 금융사의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이 제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부코핀은행 인수 후 매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속적인 지원에 나서는 중이다. 

4년 동안 쏟아부은 돈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노력에도 현지에서 부코핀은행이 거두고 있는 성적은 초라하다. 

KB국민은행이 최대 주주로 경영권을 취득한 첫해와 지난해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744억원의 손해를 봐 최초 지분 투자가 이뤄진 후 무려 4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노조는 “최초 지분 취득 과정에서 제대로 된 실사를 하지 않아 추후 발견된 부코핀은행의 비정상적인 부실채권 비중과 충당금 적립 방식을 감안할 때 아무리 많은 자금을 쏟아붓더라도 정상화는 요원한 일"이라며 "노동조합 차원에서 그동안 끊임없이 대책 없는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이러한 선제적인 경고를 들은 척도 하지 않아 화를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회사가 이와 같은 상황에도 거액의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부코핀은행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최대 1조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는 회수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추가 지원이 확정될 경우 국내사의 연쇄 부실로 국내 예금자와 투자자에 피해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제강 위원장은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경영진의 알량한 자존심과 매몰 비용의 함정에 따른 부코핀은행에 대한 2조원에 달하는 자금 지원은 은행법이 은행에 부과한 금융수요자 보호 의무를 위반한 행위"라며 "금융위원회법에 따라 예금자 등 금융수요자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금감원은 막대한 국부유출을 일삼고 KB국민은행의 해외 투자에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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