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제조업 수출경합도 69.2로 주요국 중 제일 높아
엔·달러 환율 급등…전체 무역적자 중 58.2%에 해당
"부정적 영향 완화위해 국제공조·수출지원 등 노력해야"

▲ 사진=한국경제인연합회
▲ 사진=한국경제인연합회

[일간투데이 유정무 기자] '초엔저'의 영향이 한국 경제에 강력하게 반영됐다. 일본 엔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로 한국 수출이 올해 9월 누계로 168억 달러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초엔저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4분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들어 상승세는 더욱 급격해지고 있다. 

엔·달러 환율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지난해 4분기 8.9% ▲올해 1분기 9.8% ▲올해 2분기 18.5% ▲올해 3분기 25.5%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초엔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경영이 산출한 지난 2020년 기준 주요국과의 제조업 수출경합도는 한국과 일본 간 경합도가 69.2%로 주요 수출국 중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과 미국 69.5%, 한국과 독일 60.3%, 한국과 중국 56.0%로 뒤를 이었다.

▲ 사진=한국경제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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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경합도란 2개국이 제조업종별 수출 비중 최솟값을 제조업종별로 합산한 자료로, 0에서 100의 값을 가지며 두 나라의 수출구조가 똑같을 경우 100, 전혀 다를 경우 0의 값을 갖는다.

이에 한경연은 지난 2005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의 분기별 자료를 통해 엔·달러 환율 변화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엔·달러 환율 상승률이 1%포인트 상승(엔화가 1%포인트 절하)하면 한국 수출가격은 0.41%포인트 하락하고, 수출물량은 0.20%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금액 증가율도 0.61%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종합됐다. 

아울러 올해 1~3분기 중 엔·달러 환율 상승률은 17.91%로 원·달러 환율 상승률 12.05%보다 5.86%포인트 높을 것으로 집계됐다. 

▲ 사진=한국경제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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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올해 3분기까지 한국 수출 감소액을 추정해본 결과 엔·달러 환율 추가상승으로 인한 한국 9월 누계 수출 감소액은 168억 달러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한국 9월 누계 무역적자 288억9000만 달러의 58.2%에 달하는 수치다.

한경연은 전년동기 대비 엔·달러 환율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르며, 원·달러 환율 상승률은 0.14~0.25%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초엔저가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에도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초엔저가 원자재 등 수입액을 증가시켜 무역적자를 심하시키고 이는 다시 엔화약세를 초래해 무역적자자가 누적적으로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일본의 올해 9월 누계 무역규모 대비 무역적자 비율은 9.1%로 한국 2.7%의 3배 수준을 넘고 있다.

▲ 사진=한국경제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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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추광호 경제정책실장은 "초엔저 양상이 심화되면 한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고 일본에게도 득이 될 것은 없다"며 "초엔저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국제공조 노력과 함께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R&D(연구·개발) 등 수출지원 강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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