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경영정상화…주주제안 사외이사 필요해
'낙하산 인사 방지' 위한 정관 개정 요구도 예정

▲KB국민은행 사외이사후보 추천 기자회견 현장. 사진=유정무 기자
▲KB국민은행 사외이사후보 추천 기자회견 현장. 사진=유정무 기자

[일간투데이 유정무 기자] "KB 부코핀과 관련해 다섯 차례 이사회 의결에서 반대나 의견 제시 없이 모두 찬성으로 일관하는 거수기 이사회로 전락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 류제강 의장은 30일 'KB국민은행 사외이사후보 추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후보를 추천하는 여섯 번째 시도에 나섰다.

오는 3월 KB금융지주의 정기 주총을 맞아 '사외이사후보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역대 최대의 투자 실패로 기록될 KB 부코핀의 리스크 관리와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주주제안 사외이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 2017년 KB노협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금융권 최초로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부호 추천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총 다섯 차례 도전을 이어갔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KB노협은 "이사회가 단 1주의 주식만 보유하더라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앞세워 정당한 법적 권리인 주주제안권을 부정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박홍배 위원장은 "KB금융의 주식 1주라도 가지고 있는 주주라면 누구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상식적으로 맞는 이야기 인가"라며 "1주의 주식을 가진 주주의 권리와 100주, 1000주를 가진 주주의 권리가 같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KB노협은 주주제안권을 계속해서 부정해온 결과, 전문성과 독립성이 결여된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가 계속 선출돼 갖가지 부작용이 따르고 있다고 피력했다.

KB노협은 대표적인 분야로 반복되는 해외투자 실패를 꼽았다.

실제로 KB금융은 지난 2008년 투자한 카자흐스탄 BCC은행에 1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액 전액을 손실처리한 바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2조원에 가까운 자본투자에 이미 누적 적자가 7000억원에 달하는 등 해외투자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이 과정에서 KB금융 이사회는 총 다섯 차례 진행된 투자 안건 심의에서 단 한 명의 반대도 없이 모든 안건에 대해 전원 찬성으로 손실을 자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KB노협은 새롭게 사외이사 후보로 33년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근무한 임경종 전 수은인니금융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임 후보는 수은인니금융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경영성과를 입증했으며, 6년 이상 인도네시아 현지 근무 경력을 포함해 해외사업과 리스크 관리 분야에 탁월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고 충분한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특정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전체 주주와 금융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후보자라는 것이다.

KB노협은 "해외사업부문을 정상화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KB 부코핀은행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하고 현지 영업력 확대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KB금융에 최적의 후보자다"고 전했다.

▲ 사진=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
▲ 사진=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아울러 KB노협은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정관 개정 요구도 이번 주주총회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국책은행을 비롯해 민간은행까지 끊이지 않고 있는 '관치금융'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구체적으로 '공직자윤리법'을 준용해 KB금융의 대표이사(회장) 선출시 최근 5년 이내에 행정부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이 1년 이상인 자는 3년 동안 대표이사 선임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KB노협은 KB금융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KB금융이 특정 이해관계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오직 주주와 금융소비자를 위해 복무하는 올바른 금융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 및 사외이사후보 추천 등의 주주제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지부 통합 제7대 위원장 김정 당선인은 "더 이상 주주의 이익 및 경영의 투명성을 위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을 방해하지 말라"며 "낙하산 인사 영입 방지를 위해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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