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배분 왜곡시켜 경제적 손실 초래
가격규제로 4년간 GDP의 약 1% 순손실
"에너지 가격은 시장에 맡겨야 이득"

▲ 사진=한국경제연구원
▲ 사진=한국경제연구원

[일간투데이 유정무 기자] 국제에너지 가격상승을 국내 에너지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던 가격규제로 인해 지난 2021부터 내년까지 4년간 GDP의 1%(약 25조4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는 시뮬레이션 분석결과가 나왔다.

10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제에너지 가격상승과 에너지 가격규제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제에너지 가격상승을 국내 에너지 가격에 반영하는 않는 가격규제는 초과수요, 에너지효율 저하 등 자원배분을 왜곡시켜 경제적 손실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연은 보고서를 통해 가격규제는 시장가격과 자원배분을 왜곡시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데 국제에너지 가격상승을 국내 에너지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가격규제도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난방비 충격 현상이 나타난 최근 사례와 같이 가격규제로 인한 손실(높은 국제 에너지 가격과 낮은 국내 에너지 가격 간의 차)을 추후 가격인상으로 보전한다고 하더라도 가격규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여전히 상당한 규모라고 밝히면서 가격규제의 문제점도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는 이같은 가격규제의 경제적 손실을 측정하기 위해 CGE 모형의 시뮬레이션을 시도했다.

▲ 사진=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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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은 시뮬레이션을 위해 4년(2021~2024년) 동안 국제에너지 가격상승을 국내 에너지 가격에 즉각 반영하는 '시장가격' 시나리오와 국제가격을 국내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억제하다가(첫 2년간) 나중에 손실보전을 위해 가격인상을 하는 '가격규제' 시나리오의 두 경우를 상정했다.

시장가격 시나리오 중에서 첫 번째 시나리오는 가격인상 요인이 실제 시장가격에 즉각 반영되는 시장원리에 충실한 예로 소개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가격규제를 통해 가격변동 요인을 반영하지 않고 추후에 규제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한 사례라고 전했다. 

한경연은 두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가격규제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추후 가격인상을 한 우리나라 사례를 모형화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CGE 분석을 통해 양 시나리오 간 GDP 감소 정도를 비교했는데 가격규제로 인한 GDP 손실이 지난 2021부터 내년까지 4년간 총 25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한경연은 추정했다.

보고서를 보면 시장가격 시나리오의 경우 국제에너지 가격충격으로 GDP가 지난 ▲2021년 2.2% ▲지난해 14.9% ▲올해 8.5% ▲내년 6.8%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가격규제 시나리오의 경우 GDP가 지난 ▲2021년에 2.1%  ▲지난해 14.0% ▲올해 8.8% ▲내년에 8.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경연은 시장가격 시나리오와 가격규제 시나리오의 차이를 규제에 따른 비용이라고 한다면 지난 2021년과 지난해는 규제로 인해 GDP가 각각 0.2%포인트와 0.9%포인트 증가해 가격규제로 인해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 사진=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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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문제는 규제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난방비와 전력요금을 올해와 내년에 인상한다면 시장가격 시나리오에 비해 GDP는 각각 0.3%포인트, 2.0%포인트 더 감소할 예상되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난 2021년과 지난해에 2조9000억원과 18조6000억원 증가하지만 올해 5조9000억원과 내년에 41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즉, 규제로 인한 4년간 순손실은 25조4000억원으로 4년 평균 실질 GDP의 약 1%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한경연 조경엽 경제연구실장은 "수입가격보다 낮은 국내 에너지 가격에 따른 손실을 추후 가격인상으로 보전을 하더라도 가격규제로 인한 경제적 비효율, 즉 경제적 손실은 회복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정부의 가격규제로 인한 재정적 손실은 결국 우리가 세금으로든, 가격인상으로든 메울 수밖에 없다"며 "어차피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면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는 가격규제보다는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변동을 허용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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