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를 고문한 사실이 알려져 한중간의 외교마찰까지 불러일으키는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

김영환씨에 따르면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전기고문이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3월29일에 국가안전부에 붙잡힌 뒤 보름 정도 지난 4월15일 단둥에 있는 국가안전국요원 3명이 심전도 검사와 혈압검사를 한 뒤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대여섯시간 동안 전기고문을 했다”며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기봉을 가슴 부위 등에 갖다 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몸에 전기 충격을 계속적으로 가하는데 그 고통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며 “살이 타는 듯한 냄새도 났다”고 말했다. 전기 고문과 함께 구타도 당했다고 김씨는 밝혔다. 김씨는 “같은 날 저녁 중국 안전국요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얼굴 부위를 피멍이 생길 정도로 맞았다”며 “멍이 들자 때리는 것을 멈췄다”고 말했다. 전기고문과 구타로 인한 상처는 깊었다. 김씨는 “구타가 있고 11일이 지난 뒤에 우리나라 영사와 면담을 할 때도 멍과 화상이 남아 있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김씨는 특히 “4월10일부터 엿새 동안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도록 해 잠을 재우지 않았다”며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11시간 동안 잠을 재우지 않을 때는 쪼그리고 앉는 높이 25cm정도의 의자에 앉아 있게 해 하반신을 움직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수갑을 의도적으로 강하게 채워서 10시간 정도 있게 했다. 그 이후로 한 달여 동안 손에 마비가 오기도 했다“는 것이다. “고문이후 병원 진단을 받아보려고 한다"고 김씨는 말했다. 한국정부는 김씨의 고문 의혹을 계기로 한국정부가 중국의 인권문제를 정면 겨냥하는 듯한 ‘강수’를 두는 것은 중국 당국을 자극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번 김영환씨의 주장에 대해 정면 반대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중국은 한국인사건 연루자 김영환씨 일행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했다”며 김씨가 제기한 고문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김영환씨 대책위원회의 등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중국을 고문혐의로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고문의혹을 진화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도 국제무대에서 외국인 고문 문제가 이슈가 될 경우 매우 당혹스러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중국당국에서 고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김씨가 처음이다.

우리정부도 뒤늦게 과잉 대응에 나섰다. 이제까지의 신중한 자세에서 벗어나 외교통상부가 7월 말에 중국에 수감된 625명에 대해 전원 영사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제부터 인권과 대증관계를 동시에 살리는 방향에서 김씨 고문문제를 현명하게 풀어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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