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준금리보다 EU 기준금리와 상관성 더 높아
기준금리, 상반기 3.75%·연말 3.75~4.0% 예상
경쟁국 인상 여부, 국내 경제상황 등 고려해야

▲ 사진=한국경제연구원
▲ 사진=한국경제연구원

[일간투데이 유정무 기자] 올해 기준금리에 대해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 3.5%인 기준금리가 올해 상반기 말 3.75%에서 연말은 3.75%~4.00%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3일 '2023년 기준금리 예측과 정책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한경연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국내 물가불안으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높다고 내다봤다.

둔화세를 보이던 미국의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올해 1월 들어 재차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아 연준이 기준금리(현재 4.75% 상단 기준)를 추가로 인상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내 물가 불안도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7월(6.3%) 이후 둔화되던 소비자물가가 올해 1월 5.2%(지난해 12월 5.0%)로 재차 상승했다. 기조적 물가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도 작년 8월(4.4%)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근원물가 상승률(5.0%)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2월(5.2%)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에 한경연은 근원물가가 안정되지 못할 경우, 향후 국제원자재 가격이 안정되어도 소비자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사진=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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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한경연은 추가적인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지만 침체된 실물경제에 대한 악영향을 살펴보며 인상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우리경제는 외환위기, 코로나 등 초대형 위기를 제외할 경우, 2%대 성장률을 유지해왔다. 올해도 이를 밑도는 1%대의 저성장이 예상될 만큼 경제 사정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어떤 변수가 한국의 기준금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지 살펴보기 위해 지난 2001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 자료를 이용해 한국 기준금리와 ▲경제성장률 ▲소비자물가상승률 ▲원화기준 원유·천연가스 수입 물가 상승률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 ▲미국‧EU‧영국 기준금리 간의 상관관계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가장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 변수는 EU의 기준금리였다. 이어 영국 기준금리, 미국 기준금리, 소비자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의 순이었다. 

일반적인 예상과는 다르게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보다 EU의 기준금리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즉 한경연은 한국은행이 그동안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미국의 기준금리를 일방적으로 추종하지 않고 주요 경쟁국들의 기준금리 수준과 물가‧성장률 등 국내외 경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 사진=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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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경연은 지난 2001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의 분기별 자료를 이용해 자기상관이동평균 모형 등 10개 모형을 통해 올해 기준금리를 예측했다.

그 결과 10개 모형을 통해 추정한 반기별 국내 기준금리의 평균 수준은 상반기 말 3.75%, 연말 4.0%)로 나타났다. 

금통위가 상반기 중 한 차례만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하반기에는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고 설명했다.

주요국들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으면 국내 기준금리는 상반기 3.75%로 인상돼 하반기에도 유지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하반기에도 기준금리는 한 차례(0.25%) 더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연 추광호 경제정책실장은 “국내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물가부담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국내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한은의 통화정책운용에 어려움이 많다”며 “미국의 금리인상을 단순 추종하기보다는 경쟁국의 금리인상 여부와 국내 경제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금리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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