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더불어 3∼5위 차지하며 중동 모래바람 잠재워

▲ 일본 경주마 판타라사의 사우디 월드컵 우승장면. 사진=사우디아라비아 자키클럽
▲ 일본 경주마 판타라사의 사우디 월드컵 우승장면. 사진=사우디아라비아 자키클럽

[일간투데이 조필행 기자] 최고 상금의 경마대회로 유명한 ‘제4회 사우디컵(G1)’이 지난달 25일(한국시간 26일)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킹 압둘라지즈 경마장에서 열렸다.

총 상금 2000만 달러(약 260억원)을 차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13두의 명마들이 1800m거리를 두고 격돌을 벌인 가운데 일본 경주마 '판타라사'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경주마들은 우승과 더불어 3,4,5위를 차지하며 중동의 모래바람을 잠재웠다.

유럽과 북미의 경마 강국에 대항하고 관광산업과 레저문화 활성화를 위해 두바이에 이어 사우디도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전 세계 유수 경주마들을 초청하는 국제경마대회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사우디는 2월 24일과 25일 양일간 총 상금 3535만 달러를 걸고 16개의 경주를 개최했다. 경마 비수기 시즌을 겨냥해 개최된 사우디컵의 상금을 사냥하기 위해 5대륙 22개국 1400두 경주마들이 출전을 신청하는 등 대회 시작 전부터 경마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양일간 펼쳐진 이 경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최고 상금이 걸린 ‘사우디컵’이었다. 2분이 채 걸리지 않는 숨가쁜 경주에 전 세계 경마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지난해 사우디컵 우승으로 디펜딩 챔피언이자 사우디를 대표하는 경주마 ‘엠블럼 로드‘, 북미 최고 인기마 ‘타이바’(Taiba), 전년도 사우디컵을 준우승한 미국의 컨트리 그래머(Countey Grammer), ‘일본 챔피언스컵’ 우승으로 ‘사우디컵’ 출전권을 획득한 ’준 라이드 볼트‘등 강자들이 대거 출전을 알렸다.

출전마 13두 모두 출발대에 들어섰고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가장 안쪽 1번마 ’판타라사‘가 자리의 이점을 살리며 선두로 치고 나섰다. 이후 ’판타라사‘의 뒤를 일본 경주마 3두가 바싹 좇았고 미국과 중동의 명마들은 위협이 되지 못하는 듯 보였다. 결승선 100m를 남겨둔 상황에서 미국의 ’컨트리 그래머‘가 무서운 추격으로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판타라사‘가 가장 먼저 결승선에 코끝을 밀어 넣으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확정지었다. 2위는 대 역전극을 노렸던 미국의 ’컨트리 그래머‘, 3위·4위·5위는 모두 일본의 경주마들이 휩쓸었다.

일본 경주마 ’판타라사‘는 지난해 두바이 터프 스테이크스‘ 우승 등 그동안 잔디주로 경주에서 활약을 펼쳐왔기에 더트주로 경주인 ’사우디컵‘에서는 활약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됐었다. 하지만 ’판타라사‘는 선행 전략으로 가장 앞선에 위치하며 흙을 맞지 않는 전략을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사우디컵을 포함해 이날 열린 8개의 경주 중 3개의 경주를 우승하며 경마 강국의 위엄을 세계에 알렸다. 한편 한국 경주마가 사우디에 원정 출전한 이력은 아직까지 없다. 하지만 2021년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세계챔피언 경주마 ’닉스고‘가 2021년 사우디컵에 원정 출전해 4위를 기록한 이력이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두바이를 무대로 한국 경주마들이 원정출전을 펼쳤지만 앞으로 두바이 월드컵과 사우디컵을 연계하는 원정 출전을 기획하고 있다”며 한국경마의 중동진출 청사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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