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영 인크루트 대표 인터뷰
"올해 경력직 채용 두드러질 것…긱워커 시장 각광"
"취업포털 매출 의존도 줄이고 사업포트폴리오 안정화"

▲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
▲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몇 년 새 채용시장은 대격변을 겪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주춤했던 채용문은 다시 회복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디지털화된 채용플랫폼을 도입한 기업이 늘고 있고, 구직자들은 이런 변화에 대응하며 취업문을 두드리고 있다. N잡, 부업 활동도 증가하며 긱 이코노미(Gig Economy·임시직 경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는 이처럼 급속도로 변화하는 채용시장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모든 채용 과정을 디지털화한 플랫폼으로 탈바꿈하며 향후 국내 HR테크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49·사진)는 일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올해는 취업포털을 넘어 HR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국내 HR테크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제 상황에 따라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금리 인상 기조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올해 국내 채용시장 전망을 부탁드립니다.

"작년 3분기 이후부터 채용공고는 물론이고 규모를 줄인 기업이 많았습니다. 채용동향을 분석하기 위해 반기별로 기업의 신입 채용계획을 조사하는데요. 대기업의 경우 세 자릿수 채용률이 25%였는데 올해 조사에서는 2.9%로 10분의 1정도 급감했습니다. 대신 한 자릿수(2022년 13%→2023년 20.0%) 채용률이 더 늘었죠. 그만큼 뽑더라도 그 채용 규모를 보수적으로 잡은 곳들이 많았는데요. 신입 채용문이 확실히 좁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력직 시장은 산업별로 채용이 유지되거나 떨어지는 곳도 있지만 전체 채용의 TO가 줄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올해 경력직 채용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긱워커(Gig Worker·초단기 근로자)같은 다양한 고용 형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올해 국내 채용시장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코로나19 등으로 재택근무, 비대면 회의 등 유연 근무 방식을 시도하는 기업이 늘었습니다. 이와 관련 취업 환경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고 계십니까.

"코로나 안정세로 사무실 출근으로 재전환한 기업도 있지만, 완전 재택 또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병행하는 기업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직원들의 업무 효율 제고, 인재 유치 측면에서 효과를 본 기업일수록 근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기존 대비 조직원의 성과를 유지하는 방안을 찾는 데 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 인재를 뽑는 데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중요하게 보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구직자들은 기업별로 어떤 공략을 짤 수 있을지요.

"올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의 기업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기업 인재상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를 한 것이 ‘책임의식’이었습니다. 2018년 동일 조사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또, 도전정신 또한 2018년 기준 네 번째에서 올해 두 번째로 중요한 인재상으로 꼽혔습니다. 반면, 전문성은 2위에서 6위로 급락했죠. 이는 급변하는 산업의 흐름에 발맞출 수 있는 인재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최근 이직이 워낙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에 그럼에도 맡은 바 책임을 끝까지 다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중소기업은 이보다 적극성에 조금 더 포커스가 맞춰진 것 같습니다. 회사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또 입사하고자 하는 진정성이 느껴지는지 등 입사 이후 근속 가능성에 더 포커스를 맞춰 확인하는 것 같습니다. 대기업에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본인의 경험 가운데 책임 있게 끝까지 다했던 일이나 프로젝트를 잘 정리해 자기소개서나 면접 시 조리 있게 설명하는 연습이 중요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은 기업에 대한 충분한 스터디와 기업에 입사하고 싶은 이유와 목표 등을 설정해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IT 분야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련 수요는 앞으로도 유망하다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관련 회사 데이터가 있다면 이를 제시하며 설명 부탁드립니다.

"IT직군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많아질 것이고 유망할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은행, 부동산, 배달, 쇼핑 등 전방위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DX) 붐이 일었죠. 이제는 디지털 전환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AI 기술을 보편화하고 확산하는 데 전 산업에서 더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챗GPT가 주목받고 있는데 기존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AI 기술이 접목된 제품과 서비스가 또 한 번의 서비스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AI 기술을 개발하는 직군은 앞으로도 대세일 것으로 봅니다. 최근 발표 자료 또한 이를 증명합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산업 디지털 전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애로사항 중 1위가 ‘전문인력 부족(54.9%)’이었습니다. 현재, 정부가 나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관련 일자리는 앞으로도 많이 생길 것입니다."

▲ 국내 최초 기업주문형 긱워커플랫폼 '뉴워커' 이미지. 사진=인크루트
▲ 국내 최초 기업주문형 긱워커플랫폼 '뉴워커' 이미지. 사진=인크루트

- 인크루트는 'HR테크 기업'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취업포털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신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HR테크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한 대표님의 구상은 무엇이고 현재 어떤 점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까.

"기존 사업인 취업포털의 캐시카우를 활용해 기업주문형 긱워커플랫폼 뉴워커와 당사가 만든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방식의 채용솔루션 인크루트웍스, 헤드헌터플랫폼 셜록N 등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신사업을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이고, 일과 사람을 연결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으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합니다."

- 회사는 최근 AI시대 인재 진단이 가능한 메타검사의 평가·진단 기술 포함 15건을 특허출원 했습니다. 기업이 메타검사와 게임기반 역량 평가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타 HR시장에서의 차별화는 무엇입니까.

"시중 적성검사는 모두 결과 중심입니다. 지원자의 다차원 지능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는 없었습니다. 현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의 특징이 변화되고 있음에도 인·적성검사의 수준은 여전히 그대로였습니다. 변화된 인재의 특징을 진단할 수 있는 정교함을 갖춘 도구가 필요했습니다. 특히 PSG(Ploblem Solving Game)는 다른 검사와 달리 2가지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지식을 찾아 그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실용지능)과 문제해결 과정에서 실행 수준에 대한 적절성과 성공 가능성에 대해 스스로 점검하고 학습하며, 필요시 실행 전략을 수정하는 능력(메타지능)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PSG를 통해서 현시대에서 요구되는 인재를 더 정교하게 진단할 수 있고 인사담당자들의 고민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인크루트는 1998년 창업 이래 채용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그간 회사를 경영하면서 채용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지켜봐 오셨는데요. 경영자 위치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인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늘 현재가 제일 어렵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꼽자면 HR시장의 주목도가 예년 대비 높아졌다는 것. 그것은 기업고객의 눈높이 또한 높아졌다는 뜻이겠죠. 최근에 느끼는 어려움은 특화된 채용플랫폼과 채용솔루션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흐름을 놓치면 걷잡을 수 없이 격차가 벌어질 수 있기에 선택과 집중을 잘하고자 노력합니다."

- 인크루트의 비전은 무엇이며, 향후 대표님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경영철학도 궁금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직후부터 지금까지 3~4년간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결실을 보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이고 장기적인 목표는 ‘일과 사람을 연결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우리의 사명을 완성해 나가는 것입니다."

▲ 인크루트 중림동 사옥 내 휴게, 회의공간. 사진=인크루트
▲ 인크루트 중림동 사옥 내 휴게, 회의공간. 사진=인크루트

- 인크루트 설문 조사 결과 구직자의 기업 선택 조건은 초봉, 워라밸, 복지제도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타 업계가 주목할만한 인크루트 사내 복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런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대표님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시간과 공간의 자유로움을 직원들에게 주고 싶습니다. 시간의 자유로움을 주기 위해 탄력근무제를 비롯해 자유롭게 휴가를 낼 수 있도록 시차, 분차까지 만들었습니다. 또한, 공간의 자유로움도 주고자 하이브리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해 원할 때,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인크루트가 취업포털을 넘어 HR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국내 HR테크 대중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리고, 취업시장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주시기를 바랍니다. 특히, 요즘 신입 구직자의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신입 구직자의 취업에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 서미영 대표 약력

▲1995년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1997년 연세대학교 정치학과 석사  ▲1997~1998년 한화경제연구원 특수연구센터 연구원 ▲1998년 인크루트 공동 창업 ▲2003년 인크루트 부설 경력개발연구소 설립 ▲2003년 역서 <인재 경영의 기술> ▲2001~2004년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2004년 중앙인사위원회 자문위원 ▲2004년 저서 <프로페셔널 숨겨진 2%> ▲2014년 인크루트 취업학교 서비스 런칭 ▲2018년 인크루트㈜, 인크루트알바콜㈜ 대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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