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영 안양동안경찰서장

▲사진=구은영  안양동안경찰서장
▲사진=구은영  안양동안경찰서장

대한민국은 여전히 마약 청정국일까?

최근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만 봐도 마약 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은 현재 마약과의 전쟁 중이라고 할 수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69명이던 10대 마약류 사범은 지난해 무려 4배 이상 증가하여 294명에 육박하였으며, 그 정도와 유형도 매우 다양·심각해지고 있다.

마약 흡입은 물론, 운반·유통뿐만 아니라 심지어 직접 마약을 제조하여 흡입, 판매까지 하는 추세이며, 마약 구매자금을 위해 도박, 성매매 알선 등 다른 범죄로 이어질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청소년 마약 사범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데에는 다음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온라인상에 마약이 많이 노출되어있다.

조직에 의해 유통됐던 과거에 비해 요즘에는 SNS를 통해 '나 홀로' 영업하여 공급이 많아지고 피자 한 판 값으로 마약을 구매할 수 있을 만큼 접근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마약 던지기'라고 검색만 해도 '10대 마약, 텔레그램 마약' 등의 연관검색어가 뜨고, 실제 적발 사례를 볼 수 있을 만큼 너무나도 쉽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문제이다.

두 번째, 마약을 '범죄'가 아닌 '비행'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마약을 범죄가 아닌 음주, 흡연과 같이 청소년기에 한 번쯤 경험해볼 수 있는 가벼운 비행이라고 인식하는 청소년이 많아졌다.

설사 범죄로 인식했다 한들 초범,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처벌이 낮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태도만 봐도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낮은 경각심은 마약 사범으로 처벌받은 유명 연예인들이 생각보다 빠르게 사회로 복귀한 모습에서 ‘마약=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인식이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세 번째, 일상생활에서 '마약'이라는 단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일부 래퍼들의 노래 속 마약을 비유하는 가사뿐만 아니라 '마약 떡볶이, 마약 핫도그' 등 마약이라는 단어를 일상생활에 사용함으로써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최근 OTT나 드라마, 영화에서

'마약'을 소재로 한 콘텐츠가 많아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모방범죄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화되고 있는 마약은 한번 시작하면 중독되어 멈출 수 없는, 출구 없는 범죄이기도 하다.

마약과 전쟁 중인 경찰청은 최불암 배우를 시작으로 마약 예방 캠페인’ NO EXIT(출구가 없다)’를 진행하여 청소년을 비롯해 전 국민 대상으로 마약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양동안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SPO)은 온라인 소통창구인 '카카오톡 안양동안경찰서 SPO 채널'을 운영하여 1390여 명에게 최근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소개하고 마약의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한 교육 영상을 게시하여 청소년에게 실시간으로 교육하고 있다.

청소년 마약 및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안양KGC프로농구단과 협업하여 매 경기마다 프로농구 전광판에 청소년 마약 및 학교폭력 예방 안내문을 송출하고 있다.

또한, 안양KGC프로농구단과 함께 청소년 마약 및 학교폭력이 범죄라는 점을 강조하는 인터뷰를 제작하여 초·중·고교 특별예방 교육시 활용하고 있다.

교육청 및 청소년 유관 기관과 협업하여 안양시 관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마약 예방’ 4행시 공모전을 실시할 예정이다.

자발적으로 공모전에 참여함으로써 마약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수상작을 각종 홍보시책에 활용함으로써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예방·홍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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