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아닌 또 다른 시작" 조교사로서 새 출발 알려

▲ 함완식 기수 은퇴 기념행사 모습. 사진=마사회
▲ 함완식 기수 은퇴 기념행사 모습. 사진=마사회

[일간투데이 조필행 기자] 지난 20일, 21일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주로의 신사’ 함완식 기수의 은퇴 기념 이벤트가 열렸다. 함 기수의 친필 사인 애장품 증정, 팬 사인회, 유도마 기승 퍼포먼스 등 경마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다채로운 행사가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이처럼 단순한 은퇴식이 아닌 고객참여형 이벤트로 개최되어 많은 고객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냈다.

1998년 6월 기수로 데뷔한 함 기수는 지난 주말 마지막으로 출전한 3개의 경주를 포함해 통산 6381전 중 806승을 올렸다. 2004년 ‘일간스포츠배’를 시작으로 2016년 ‘KRA컵 클래식’과 ‘그랑프리’, 2021년 ‘Owners’ Cup’까지 총 11개 대상경주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5년에는 ‘경주로의 신사’라는 별명처럼 페어플레이 정신과 꾸준한 노력 등을 인정받아 ‘영예기수’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영예기수는 좋은 성적은 물론이고 성실함과 청렴함 등 품성과 자질이 뒷받침 돼야 선정될 수 있어 기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 명예 중 하나다. 서울과 부경을 통틀어 단 8명의 더러브렛 기수만이 현재 이 영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 은퇴하는 함왼식 기수 유도마 기수로 마지막 경주로 입장 장면. 사진=마사회
▲ 은퇴하는 함왼식 기수 유도마 기수로 마지막 경주로 입장 장면. 사진=마사회

이처럼 그의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은 그가 25년의 기수 생활 동안 두 자리 수 승률을 유지하는 비결이 됐고, 최근 1년 기준으로도 승률 13.1%라는 안정적인 성적을 보여줬다. 또 올해 2월에는 아홉수 없이 시원하게 통산 800승을 달성하면서 은퇴를 앞둔 함 기수와 그의 팬들에게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선사한 바 있다.

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3시에는 해피빌 1층 오너스라운지에서 은퇴기수 애장품 증정식이 개최됐다. 선착순 방문고객 100명 중 당첨된 행운의 9명에게는 함완식 기수의 친필 사인이 담긴 채찍, 복색 또는 고글이 돌아갔다. 이어서 열린 팬 사인회에서는 함완식 기수의 2016년 ‘그랑프리’ 대회 우승 장면이 담긴 엽서가 활용돼 의미를 더했고, ‘경마팬이 전하는 한마디’ 방명록 행사를 통해 팬들의 소감도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함 기수는 이튿날인 21일 제8경주로 열린 ‘제22회 YTN배(G3)’ 대상경주 출전을 끝으로, 지난 25년간의 기수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함 기수는 지난 2014년 YTN배에서 경주마 ‘빅파워’와 좋은 궁합으로 우승을 한 이력이 있어 더욱 뜻깊었던 피날레 경주였다. 이를 기념해 한국마사회 KRBC 경마방송에서는 YTN배 중계 시 2014년 YTN배 우승 영상을 활용한 콘텐츠를 방영해 고객들에게 함 기수의 은퇴를 알렸다. 은퇴경주에서 ‘블랙머스크’와 호흡을 맞춘 함 기수는 6위로 경주를 마쳤다.

▲ 2016년 그랑프리 함완식 기수와 클린업조이의 결승선 통과 장면. 사진=마사회
▲ 2016년 그랑프리 함완식 기수와 클린업조이의 결승선 통과 장면. 사진=마사회

마지막으로, 이날 서울 마지막 경주인 제11경주 출발 직전에는 함 기수가 빨간 자켓을 입고 유도마에 깜짝 기승하여 경마 팬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는 이색 이벤트가 시행됐다. 유도마는 경주마가 경주 전 지하마도에서 경주로로 출장해 출발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말로, 흰색 유도마에 탄 함 기수의 모습은 마치 ‘백마 탄 왕자’를 방불케 했다. 팬들 역시 그의 마지막 인사에 화답하며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보냈다.

함완식 기수의 마지막 행보는 여기까지지만, 그가 경주로를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그는 6월 30일자로 정식 기수 면허를 반납하고, 7월 1일부터 조교사로서의 새 출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교사는 경주마를 훈련하고 기수를 섭외하고 경주 전략을 짜는 등 경마에서 감독과 같은 역할을 하는 직책이다.

함 기수는 YTN배 경주 직후 인터뷰에서 “아직도 끝났다고 실감이 안 나지만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다. 또 다른 시작”이라며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싶고 후배 기수들을 위해서나 저를 위해서는 앞으로 조교사가 돼 열심히 하겠다. 다른 자리에서, 다른 모습으로 함완식이라는 이름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응원해주신 팬 분들의 목소리 덕분에 제가 25년 동안 기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버팀목이 됐고, 또 채찍도 돼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기수로서 인사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조교사로서 항상 여러분들과 함께한다는 입장은 변함없으니까 계속해서 응원해주시고, 저 또한 늘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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