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대기업 성장의 ‘낙수효과’…매출액 3.08배, 총자산 3.43배 증가

▲ (제공=전경련)
10대 그룹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의 성장성이 대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0대 그룹과 거래하는 협력업체 총 69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협력업체들의 성장성이 거래 대기업보다 우수했고, 수익성 격차 또한 지속적으로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소위 대기업 성장으로 인한 협력업체의 낙수효과를 입증한 것.

우선 성장성 측면에서 지난 10년간 대기업 매출액은 2.78배 증가한 반면, 이와 거래하는 협력업체 매출액은 3.08배 증가해 협력업체들의 매출액 증가세가 보다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총자산 측면에서도 지난 10년 대기업 총자산이 3.01배 증가하는 동안 협력업체 총자산은 3.43배 증가해 ‘대기업의 성장으로 인한 협력업체 매출 증가 및 투자 확대’라는 소위 ‘낙수효과’가 확인됐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가속화돼 지난해 들어서도 협력업체의 매출액증가율(14.3%)이 대기업(9.3%)보다 크게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총자산증가율 또한 대기업(10.5%)보다 협력업체(11.7%)에서 더욱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반도체 생산설비를 제조하는 삼성전자 협력 중소기업 ‘고려반도체시스템’의 매출액은 지난 5년간 약 3.6배 이상 증가했다. 2006년 이후 삼성전자와 신규 설비 공동개발 및 판매를 본격화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매출액 중 삼성전자에의 직접 납품액 약 50% 이외에 삼성전자로부터 이전된 기술로 인해 확대된 매출액 또한 약 20%에 달한다”고 전했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수익성 격차 역시 지난 10년간 크게 축소돼 온 것으로 조사됐다. 2002년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9.2%p에 달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축소돼 지난해 격차폭은 3.5%p까지 축소된 상황이다. 기업의 영업외손익을 고려한 법인세차감전 순이익률 격차도 지속적으로 개선됐지만 영업이익률보다는 격차가 커, 협력업체의 이자비용 등 영업외손익 관리가 보다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 (제공=전경련)
한편 대기업 성장이 협력업체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효과는 최근 대기업들의 자발적 동반성장 노력으로 인해 2,3차 협력업체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삼성전자 등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매년 협력업체 평가시 공정거래 준수, 대금지급 조건 개선, 생산성 및 품질혁신 지원 등 1차 협력업체의 2차 협력업체에 대한 동반성장 실적을 평가하고 이를 우수 협력업체 선정 등 정책에 직접 반영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협력업체 관계자 역시 “모기업이 당사의 성장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처럼, 당사 또한 2,3차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 등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언급해 직접적 물품 납품 이외에도 대기업의 협력 업체에 대한 각종 지원이 2,3차 협력업체에까지 긍정적 낙수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쟁은 기업 대 기업이 아닌 기업군 간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어, 대기업 입장에서도 협력업체 성장을 통한 공급사슬 전체의 경쟁력 강화가 절박해진 상황”이라고 밝히며 “최근 동반성장 문화 확산의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이것이 인위적 규제의 형태로 나타날 경우 오히려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자율적 협력관계를 저해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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