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김기덕 감독이 영화‘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자랑거리가 되고있다.

9일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의 살라그란데 극장에서 열린 베니스영화제 시상식에서 김기덕 감독(52)이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세계 최고 영화제로 권위를 지켜온 베니스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사실상 칸·베를린 영화제에 밀리며 ‘3대’라는 타이틀마저 위태롭다는 평가였다. 그래서 영화제 측은 집행위원장을 교체하며 위상 회복에 나섰고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한국영화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찬일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가 "베니스 영화제가 7년만에 한국영화를 경쟁부문에 초대했고 ‘피에타’ 외에도 한국 작품 모두 상을 탄 것에서 그 의미를 알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이때문이다.

유민영 감독의 ‘초대’는 새로운 경향을 소개하는 ‘오리촌티’ 부문에서 최우수단편영화에 주는 ‘오리촌티 유튜브상’을,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전규환 감독의 ‘무게’는 ‘퀴어 라이언’상을 받았다.

‘피에타’의 주연 배우 조민수는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유력했지만 황금사자상을 받은 작품이 다른 주요 상을 받을 수 없다는 심사규정에 따라 아쉽게 탈락했다고 관계자와 외신들은 전했다. 영화 투자배급사 뉴(NEW)는 “심사위원 및 영화제 관계자들이 폐막식 뒤 피로연에서 ‘조민수의 여우주연상은 만장일치였다’고 전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제의 감독상(은사자상)은 ‘더 마스터’의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더 마스터’의 와킨 피닉스와 필립 시모어 호프먼, 여우주연상은 ‘필 더 보이드’의 이스라엘 여배우 하다스 야론이 차지했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파라다이스: 믿음’을 연출한 오스트리아의 울리히 자이들 감독, 각본상은 ‘섬싱 인 디 에어’의 각본을 쓴 프랑스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이 받았다.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김기덕 감독은 개량한복 차림에 낡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는 현재 산속에서 화장실도, 변변한 부엌도 없는 오두막을 짓고 겨울에는 방 안에 텐트를 치고 산다고 한다. 김 감독의 공식 학력은 '중학교 졸업'으로 알려져 있다. 1960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그는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 때문에 일반 중학교 대신 농업 전수학교를 다녔다. 졸업 후에는 서울 구로공단과 청계천 일대 공장에서 일했다.

성장 과정에 대해 말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그는 얼마 전 방송 예능 프로에 나와 스스로를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한때 성직자를 꿈꿨다고 한다. 그는 시상식 직전 '피에타'는 '사마리아', '아멘'과 함께 어린 시절 성직자가 되고자 했던 열망을 표현한 세 편의 영화 중 하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위대한 그의 정신을 나타내고 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