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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6일 대형 산불이 휩쓴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의 땅에 희생자들을 위한 꽃이 놓여 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에 따르면 지난 8일 시작된 산불로 지금까지 최소 110명이 숨졌고 1천300명이 실종됐다. /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을 넘은 가운데 실종자가 여전히 1천명 이상이어서 인명 피해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지난 16일 인터뷰에서 "아직도 행방이 묘연한 주민의 수가 여전히 1천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그린 주지사는 하루 전인 지난 15일 "사망자가 현재의 2∼3배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 최악의 경우 이보다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일 발생한 산불로 현지 당국이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모두 111명. 여기에는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중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산불로 인한 부상자도 100명을 훌쩍 넘었다. 마우이 메모리얼 메디컬 센터는 지금까지 148명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산불은 점차 진압되고 있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곳도 있어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마우이 카운티에 따르면 가장 파괴적인 산불인 라하이나 산불은 90% 가까이 진압됐고, 올린다 산불(Olinda fire)과 쿨라 산불(Kula fire)도 80% 이상 꺼졌다.

가장 큰 피해지역인 라하이나 일대에선 최소 2천200여채의 구조물이 파괴되거나 손상됐고, 이 중 80% 이상은 주거용 건물로 알려졌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수요일 "산불을 진압하는 소방관들도 이들 집에 살았다"며 "우리 소방관 중 25명이 집을 잃었다"고 말했다.

정확한 산불 원인은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현지 대형 전력회사인 하와이안 일렉트릭이 관리하는 송전선이 강풍에 끊겨 스파크를 일으키면서 산불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마우이 라하이나에서 거주하는 한 부부는 지난 12일에 이 전력회사와 자회사를 상대로 중과실 등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력회사가 이미 4년 전 송전선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그동안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참사 전 마우이 사상 최악의 산불이었던 2019년에 이 전력회사는 송전선의 스파크를 막기 위해 조치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고,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현재 이런 작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하와이안 일렉트릭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산불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한 비용은 24만5천 달러(3억2천800만원)도 되지 않고, 관련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주 정부에 요금 인상 승인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WSJ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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