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치권은 문재인 민주통합당(민주) 대선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벌일 단일화 공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우선 단일화 공연이 장기화가 될 것인가 아니면 단기로 끝날 것인가. 그리고 다음으로 그야말로 공연이 하나의 ‘정치 쇼’로 끝나고 말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안철수 원장이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해도 문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어떻게 될지 현재로는 단정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어떻게 된 셈인지 갖가지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그중에 가장 그럴듯한 각본은 문재인 대통령, 안철수 국무총리로 이미 합의를 본 상태라는 가상 시나리오다.

그러니까 안철수 원장이 대선 출마선언을 한 뒤 경선을 하는 것처럼 보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문 후보와 담판하거나 하는 방법을 통해 후보를 사퇴하고 공동정부론을 합의한다는 것이다.

이 사나리오가 사실이라면 국민은 멀쩡히 ‘쇼’에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90년대 DJP(김대중, 김종필) 공동 정부와 유사한 점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당시 공동정부론은 내각제 고리를 빌미로 이뤄진 것이며, 이번 단일화 명분은 야권 단일화 밖에 없다. 정책적인 합의를 내세울 것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안철수 원장의 바탕이 야당이라는 언덕도 없이 이른바 교수직이라는 단순 직책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단일화 장기공연’ 때문에 유권자들은 누가 야권 후보인지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여야후보를 꼼꼼히 비교할 기회마저 줄어들어 올바른 선택권을 행사 할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치 스케줄대로라면 10월 한 달 동안 지지율 높이기 경쟁을 벌인 뒤 11월쯤 단일화 논의를 시작한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2002년 노무현, 정몽준 후보 단일화 때처럼 대선후보 등록 11월25~26일 시점에 단일화를 성사시켜 극적인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경우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1년 전부터 각 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시작되고 대선 5개월 전 쯤이면 여야의 대선 대진표가 확정된다. 이때부터 여야 후보는 전국을 순회하며 자질과 정책을 겨루는 강연집회와 TV토론 등 본격적인 경쟁을 벌인다.

한국은 아직도 후보 단일화 같은 정치 공작적인 선거 방식이 존재하고 있다. 국민은 야권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정책을 갖고 출마하는지, 또한 선거캠프 진영 인사와 당선 후 누가 입각할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어 오리무중에 빠져있다. 어떻게든 후보 단일화라는 이 공연을 단시간내로 끝내고 대선의 본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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