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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30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우리나라를 '괴뢰'로 표기한 경기 장면을 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북한이 지난달 30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북 여자축구 8강전 결과를 보도하면서 우리나라를 '괴뢰'로 지칭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남북 여자축구 대결 이튿날인 지난 1일 경기 결과를 전하면서 그동안 사용하던 '남조선' 대신 '괴뢰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 주민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는 지난 2일 "경기는 우리나라(북한) 팀이 괴뢰팀을 4: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보도했다. 북한팀 득점 장면 위주로 편집한 영상 하단의 스코어 자막에서도 '조선 대 괴뢰'라는 국가명을 고수했다.

북한 사전상 '괴뢰'는 "제국주의를 비롯한 외래 침략자들에게 예속돼 그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조국과 인민을 팔아먹는 민족 반역자 또는 그런 자들의 정치적 집단"이라는 뜻이다. 주로 북한이 한국을 비난하는 선전전에서 관찰되던 표현이다.

북한이 공식적인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을 '괴뢰팀'이라고 지칭한 과거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때도 사용된 '남조선'이라는 표기가 일반적이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스포츠경기에서까지 '괴뢰팀' 표현을 쓴 것은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한 실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 매체에서 '괴뢰'라는 표현의 빈도는 현정부 들어 높아졌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는 '정확한' 국가명을 불러야 한다며 우리의 '북측'이라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북한의 태도를 고려하면 모순적인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여자 축구 대표팀의 리유일 감독은 지난달 30일 한국전에서 승리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가 북한을 "북측"이라고 부르자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 전날 여자 농구 남북 대결에서 북한이 패배한 뒤 기자회견에서도 선수단 관계자가 기자의 '북한' 언급에 "우리는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다.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부르지 말라. 그것은 좋지 않다. 이름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고 반발했다.

승리한 여자 축구에서 '괴뢰팀' 표현을 쓴 북한은 전날 한국에 패배해 은메달을 획득한 탁구 여자복식경기를 보도하면서는 자국 선수(차수영·박수경)만 언급하고 한국팀은 아예 거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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