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인 10월3일은 개국을 기념하는 국경일과는 다른 각도에서 의미가 큰 날이다.

이날은 47년 전 베트남전쟁 확전 초기 대한민국 전투부대가 최초로 파병된 날이다. 정부는 1964년 이동외과병원을 시발로 건설공병단(비둘기부대)을 파견했다. 이어 전투부대를 보내는 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첫 번째로 해병대(청룡부대)가 1965년10월3일 전선에 투입된 것이다. 이어 육군 맹호, 백마부대 등 2개 전투사단이 뒤를 이었다. 8년여에 걸쳐 32만명이 베트남전선에 투입됐다. 이 가운데 5천여명이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전장에서 아까운 청춘을 버렸다. 고엽제 피해자는 10만을 넘고 지금도 수많은 장병들이 병상에서 신음하고 있다.

해병대사령부와 해병대전우회 중앙회는 3일 뜻 깊은 이날을 맞아 경기 김포시 대명항 함상공원에서 한국군 전투부대로는 처음으로 베트남전에 파병한 해병대 청룡부대의 '출정 기념 및 추모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청룡부대는 1972년 2월29일까지 6년 5개월간 여단급 작전 66회를 포함한 크고 작은 많은 전투를 치루며 무적불패의 신화를 창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현직 해병대사령관을 비롯한 참전용사 150여명, 해병대전우회중앙회 총재 등 주요 인사와 시민 등 총 2000여명이 참가했다.

출정 재연행사에서는 해군 LST(운봉함·2006년 퇴역)에 해병대 장병들이 오르는 모습부터 탑승한 해병대 장병들이 해병대 군가 '청룡은 간다'를 힘차게 부르며 파월 당시 출항 모습을 그대로 나타냈다.

47년전 바로 이날 첫 파월전투부대가 고국 땅을 등지고 이역만리 베트남전선으로 향하던 그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숙연함을 느끼게 했다.

행사는 또 베트남전 당시 청룡부대의 활약과 최근 해병대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전도 함께 펼쳤다.
이외에도 해병대군악대의 연주와 의장대의 시범을 비롯 군용 피복 착용 체험, 전투식량 전시와 건빵 시식 등 다양한 안보체험 행사와 볼거리가 마련돼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 행사를 주관한 이호연 해병대사령관은 "파월 청룡부대는 베트남 상륙 직후 참전하는 전투마다 연전연승하며 '신화를 남긴 해병'이라는 명예로운 애칭을 전 세계에 알렸다"며 "우리 해병대는 앞으로도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배 참전용사들의 위용은 물론 나라위한 희생과 헌신을 후배 해병들과 국민에게 널리 알려 그들을 잊지 않도록 출정기념 및 추모행사를 연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60 ~ 70대에 접어든 노병들이 정부로부터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대부분 어려운 생활을 하고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행사는 그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고 본다.

비록 늦긴 했지만 이제라도 정부가 앞장서 유아복지,장애인복지,학생복지,노인복지 등 다른 분야에 못지 않는 신경을 써서 나라위한 희생과 헌신에는 당연히 국가차원에서 보상하고 예우한다는 상식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