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세종대왕께서 어리석은 백성들이 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문자를 만들어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후인 1949년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해 공휴일이 됐다. 그러다가 1991년도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돼 오늘에 이르렀다. 쉬는 날이 너무 많아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기업의 비용증가로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이유였다.

21년 전 법정공휴일을 조정할 당시 상황과 여건은 이제 많이 달라졌다. 그 때는 성장가도를 달리던 때라 노동력이 절대 필요했다. 쉬는 만큼 생산이 줄고 그로 인해 손해를 보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다른 OECD국가에 비해 노동시간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을 열심히 해서 소득을 올리는 것은 물론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소득이나 삶의 질 향상보다 사실 더 중요한 게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선조들의 정신을 알려 주어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깨우쳐 주는 일이다. 한글날 하루 아이들과 함께 쉬면서 한글은 어떤 글이고 세종임금께서 어떤 생각을 갖고 문자를 만들게 됐는지? 제작과정에서 반대를 어떻게 극복했으며 또 일제 강점기에 이 글을 지키기 위해 우리 선조들이 겪은 고생 등등...이런 사실들을 어린 자녀들에게 자세히 알려준다면 참으로 보람찬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쳐 20~30년 후 그들이 성인이 됐을 때 나라의 장래는 밝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같은 시점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률안을 발의한다는 보도가 나와 무척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의원들은 "한글은 현존하는 문자 중 유일하게 창제 연월일과 창제자를 알고 있는 문자이고, '한글'로 상징되는 우리말과 글은 우리 문화의 핵심"이라면서 "한글날에 전 국민이 쉬면서 한글 창제를 축하하고 한글을 기리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의원들이 이러한 소신을 갖고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법률로 승격시키면서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만드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는데 적극 찬동한다.

모처럼 여야의원들의 합의로 추진되는 한글날 법정공휴일 안이 성사 돼 내년에는 이날 하루를 편히 쉬면서 어린 자녀들과 한글에 관해 여러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주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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