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결과가 프레스센터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 1차 투표 결과 사우디 119표, 한국 29표, 로마 17표로 한국은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사진=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결과가 프레스센터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 1차 투표 결과 사우디 119표, 한국 29표, 로마 17표로 한국은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일간투데이 한지연 기자] 정부가 올해 초부터 2030 엑스포 부산 유치에 힘썼으나 사우디의 '오일머니'를 이기지 못하고 대패했다. 일각에서는 부산 유치를 위해 진행한 무리한 외교, 홍보 비용 등을 지적하며 싸늘한 반응을 내비쳤다.

부산은 28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진행된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29표를 획득해 119표를 쓸어담은 1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크게 뒤졌다. 3위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얻었고 기권표는 없었다.

사우디는 투표 참여 165개국 중 3분의 2인 110표를 넘긴 119표를 얻어 여유롭게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됐다. 사우디는 오일머니를 앞세워 지난해부터 개도국을 위주로 공략하며 우리나라보다 먼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사우디는 182개 회원 국 중 40개 국에 달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수십조원 규모의 수출 지원을 약속하는 등 여러 나라에 지속적인 투자 유치를 약속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올 초부터 엑스포 유치에 속도를 낸 점도 패착 요인으로 지목됐다. 정부는 엑스포 개최지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3분의 2 이상 표를 얻지 못하도록 제재한 후 2차 투표를 노린다는 계획이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또 정부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기업들의 등만 떠밀며 기업 돈으로 유치하려 했다는 지적 또한 나왔다. 엑스포 유치가 확실시 되지 않았는데도 삼성전자, SK 등 재벌 총수들이 전 세계를 다니며 유치하게 된 이유다. 

특히 엑스포 유치를 위해 윤 대통령이 다닌 각국 순방 비용, 부산시가 홍보를 위해 들인 금액 등 물가가 치솟고 민생이 어지러운 데도 불구하고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불확실한 엑스포 유치에 과도하게 공을 들인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투표 직후 회견에서 "국민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의 지원과 성원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민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BIE 실사단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며 한마음으로 노력해왔다"면서 "부산 시민들의 꿈이 무산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을 지지해준 회원국에 감사를 표하고, 유치과정에서 약속한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차질 없이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이번 투표 결과에 아쉬워하며, 부산의 역량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2035년 엑스포 유치에 도전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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