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이성자 기자] 종교자유정책연구원(대표 백찬홍, 이하 종자연)에서 지난 3일 서울 장충동 우리함께회관 2층 강당에서 ‘선거시기 정치와 종교의 유착문제’를 다룬 세미나를 개최했다.

각 종교를 대표하는 패널들이 발제를 진행한 가운데 김유철 집행위원장(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은 <‘그들’에게 정치와 종교는 분리된 적이 없다>를 주제로 “한국사회는 그동안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지 않았으며 서로가 서로를 도구로써 바라보고 이용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헌법의 정교분리는 형해화된 문자였고, 종교를 표밭으로 보는 정치인에게 그것을 대가로 교세 확장을 위한 ‘무언가’를 얻어내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고 종교의 정신을 모욕하는 일”이라며 “정교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큰 책임은 종교에게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남오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는 <한국 개신교와 정치의 유착 문제와 극복 방안>을 주제로 “해방 이전 한국 개신교회는 비정치적 경향이 강했지만, 미 군정 시기부터 해서 개신교와 정치의 결탁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회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 권력과 결탁하거나 때로는 그 위에 군림하면서 예수 정신에 역행하는 수치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며 “선거를 통해 국민 주권을 실현하는 민주주의 채택하는 현대 한국 정치에서 교회와 정치가 서로 한통속이 되어 많은 폐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우 스님(전 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야단법석 대변인)은 <선정과 폭정, 연대와 유착, 보약과 쥐약>을 주제로 제바닷다와 자승 스님을 비교하며 “정치 승들은 선거에서 종도들의 표심을 팔아 정치인들을 압박하고 회유하고, 이에 정치인들은 예산과 인사, 감사 무마와 수사 무마로 보답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조계종은 신도들의 기부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만큼 신도로서 국민으로서 당연히 그 집행에 대해 세세한 자료 요구와 감사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것만 제대로 실행된다면 정교유착의 카르텔을 정교협력의 연대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종자연 관계자는 “올해 4월 10일로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올 수록 이러한 부조리한 관계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치와 종교 간 올바른 관계 정립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함과 더불어, 현재도 특정 종교에 편향적이고 종교 평화를 해치는 정치인에 대한 낙선 및 퇴출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중론이다. 실제로 최근 한 지역 기독교연합단체가 특정 종교를 배격하는 모임을 결성한 가운데, 해당 지역에 출마하려는 총선 예비후보들이 모조리 참석해 ‘헤이트 스피치’에 가까운 발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자신이 가진 현재 종교와 상관없이 어떻게든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교회들을 비롯한 각종 종교시설과 단체를 기웃거리는 예비후보들의 ‘정교(政敎) 유착’ 행보에 유권자들은 실망을 금치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