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황상무는 즉각 사퇴하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제안 정책화 과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2.20   사진=연합뉴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제안 정책화 과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2.20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기자 회칼 테러 사건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야권이 총공세를 보였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14일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80년대 후반, 정부 비판적 기사를 썼던 언론인에 대해 군이 사주해서 테러를 벌인 사건을 언급했다.

황 수석은 이날 일부 출입기자와 오찬 자리에서 문화방송 기자를 콕 집어 "MBC는 잘 들어"라고 말한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했다.

이들은 오홍근 기자가 ‘월간중앙’에 군사정권에 대해 비판적 내용이 주로 담긴 ‘오홍근이 본 세상’을 연재하던 중 군 정보사령부 군인들에 의해 당한 테러에서 비롯했다.

오 기자는 이 테러로 허벅지가 크게 찢기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국방부 수사 결과 이 사건은 정보사 예하부대 현역 군인들이 조직적으로 저지른 범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은 오 기자가 월간중앙 1988년 8월호에 기고한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라는 제목의 칼럼에 불만을 품고 테러를 저질렀다는 사실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황 수석은 이 사건을 말하며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 쓰고 했던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12   사진=연합뉴스
▲12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12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군사정권 회칼테러를 언급하며 MBC를 협박한 황 수석을 당장 해임하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욕설 보도를 놓고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를 상대로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충격적인 협박”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황 수석은 뒤늦게 농담이라고 둘러댔지만 농담으로라도 결코 입에 올릴 수 없는 망언”이라며 “한편으로는 평생 군사독재 및 족벌언론과 맞서 싸우다 지금은 고인이 된 오홍근 기자를 능욕하는 반역사적이고 몰지성적인 발언”이라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서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인에 대해 테러를 가할 수 있다는 협박을 한 셈”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민사회수석이 조폭이냐. 저런 저열한 인식을 갖고 있는 자가 시민사회수석이라니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도 황 수석의 즉각 파면을 요구했다.

▲새로운미래 선대위 상임고문인 이낙연 공동대표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3.11  사진=연합뉴스
▲새로운미래 선대위 상임고문인 이낙연 공동대표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3.11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은 이날 sns에서 “대통령실의 언론인 테러 망언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수석은 ‘MBC 잘 들어’라며 군 정보사 오홍근 테러 사건을 말했다고 한다”며 “1988년 월간지에 군사정권에 대한 비판 칼럼을 연재하던 오홍근 기자가 집 앞에서 청년들에게 테러를 당한 사건으로, 군사독재정권이 비판적 언론인을 살해하려 했던 최악의 언론인 테러”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대 있어선 안될 언론인 테러를 언급하며, 언론을 겁박했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황 수석의 망언은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주의와 언론 환경이 군사독재 시절로 후퇴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15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15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황상무 수석, 식사를 겸한 기자들과의 간담회가 동네 호프집 대화 수준이어서야 되겠냐”고 따졌다.

이어 “그게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기자 앞에 두고 할 농담이냐”며 “황수석 본인도 언론인 출신인데, 그 말이 위협으로 들릴지를 판단하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정의당 이세동 부대변인은 “대통령실의 언론에 대한 명백한 살해 협박”이라며 이“대통령이 극우 유튜버 수준의 아무 말이나 하고 다니는 게 이제 이해가 된다. 주변 참모가 다 이 모양이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회칼 테러 사건은 오홍근 기자가 1988년 8월6일 육군 정보사령부 소속 요원들에 의해 자택 앞에서 흉기 피습을 당해 병원에 입원한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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