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방경찰청 경무과 김덕형

우리 사회에 끔찍한 성폭력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성폭력은 2008년 15,970건에서 2011년 21,912건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하루 평균 60건의 성폭력이 발생한 것이다.

성폭력은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것을 떠나 화목한 가정까지 송두리째 파괴해 결국 파멸에 이르게 되는 극악무도한 범죄다.

또한, 신체에 대한 직간접적 폭력행사는 결국 성적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폭력에 노출된 청소년들의 경우 가출과 성폭력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농후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여기에 연약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는 심각한 후유증까지 낳게 된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올해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이후 여성이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성폭력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거셀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제는 우리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가정이나 학교 등 일상공간도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니 참으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개탄스러운 일이다.

밝고 건강하지 못한 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라 할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성폭력 예방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고 경찰에서도 아동·여성 대상 성폭력 범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전국에 성폭력 예방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발 빠른 대처를 하고 있지만 성폭력 문제를 단지 여성의 문제로 국한해 인식하는 것을 탈피해 성폭력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성폭력 근절을 온갖 수많은 대책이 있더라도 당장 성폭력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우리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 상호간 인식될 때 성폭력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성폭력 문제뿐만 아니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모든 폭력과 범죄에 대한 관심을 갖아야 할 것이다. 관계 당국에서도 피해여성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해 하루빨리 일어설 수 있도록 경제적 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더 이상 성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성폭력 근절과 예방을 위한 범국민적 관심과 실천이 절실히 요구된다. 성폭력 피해자가 될까 두려워하지 않는, 친절을 베푸는 사람을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세상 구현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성폭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돌아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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