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판정 4년후 디스크로 면제…"아무 문제 없어…진료 자료 내겠다"

▲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 지명자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소감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낙마 이후 8일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홍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의 아들도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김 위원장의 두 아들도 병역면제 판정을 받아 적잖은 논란에 시달린 끝에 후보직을 자진 사퇴한 터라, 정 후보자도 아들 병역면제가 총리 후보자 발표 직후 드러나 야권의 강도 높은 검증에 시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 후보자 아들은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4년뒤 디스크로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 후보자의 외아들 우준씨가 병역면제를 받은 2001년은 사상 최대 병역비리로 불리는 박노항 원사 사건이 터져 사회문제로 대두된 때라는 점도 주목받는 이유다. 이 사건은 헌병하사관 출신의 박 원사가 정관계, 재계 등 유력인사 자제의 병역면제 청탁을 받아 총 90건을 알선해 12억여원을 수수한 사건으로, 127명이 비리에 연루됐었다.

8일 정 후보자와 병무청, 법조계에 따르면, 현직 검사인 우준씨는 지난 1997년 첫 신체검사 당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2001년 병역처분 변경신청을 한 뒤 그해 재검을 받아 디스크(수핵탈출증) 판정과 함께 5급 제2국민역으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다. 우준씨가 병역을 면제받을 당시 정홍원 후보자는 광주지검장으로 재직중이었다.

우준씨는 그러나 대학 입학 후 신체검사에서는 현역 처분을 받았다가 4년 후 대학원 재학 중에는 면제 판정을 받은 점에 비춰 단기간에 디스크가 급격히 악화된 이유 등을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우준씨는 당시 척추 전문병원에서 디스크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고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수년간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준씨는 2000년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박사과정 마지막 해인 200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어 사법연수원(38기)을 수료하고 검사로 임용돼 현재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로 근무 중이다.

정 총리 후보자 본인은 사병으로 군에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검증 과정에서 "병역문제를 자세히 따져볼 것"이라며 벼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검사로 재직 중인 아들의 군 면제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했다.

하지만 국무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팀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문회 준비팀은 "정 후보의 아들이 강남성모병원 등 여러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조만간 병원 진료 기록 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자 아들이 현직 검사인데 병역에 문제가 있었다면 검사가 될 수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총리실이 총리 후보자 지명 당일 각종 의혹에 대해 즉각 해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앞서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 낙마 사태 재연을 막아야 새정부의 정상 출범이 가능하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홍원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설 연휴가 지난 다음주 후반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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