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군 세종취재본부 부장

 

[일간투데이 윤여군 기자] 예로부터 지혜가 깊은 선비는 청렴을 교훈으로 삼고 탐욕을 경계했다.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다, 욕심이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해야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하면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

수령이 청렴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그를 도덕적으로 지목하여 마을을 지날 때 더럽다고 욕하는 소리가 높을 것이니 이 역시 수치스러운 일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가장 애독한다는 책 목민심서.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청렴한 마음’ 편에서 청렴은 수령의 본래의 직무로 모든 선의 원천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라 했다.

청렴하지 않고서는 수령 노릇을 잘 할 수 있는 자는 없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김용준 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황철주 중기청장, 김학의 법무차관, 김병관 국방장관 등에 이어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까지 줄줄이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청렴을 교훈으로 삼고 탐욕을 경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목민심서는 치열한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개혁군주 정조의 문치로 인해 '진경시대'라 불리는 새로운 문화의 르네상스기에 남긴 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왕권강화를 주창하며 노쇠한 조선사회의 대개혁을 모색했던 정조와 당시의 기득권 세력인 노론 사이에 팽팽한 정치적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당시 정치적 지지기반이 미약했던 정조는 정권을 담당하고 있던 노론 벽파에 대항해서 자신의 개혁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개혁세력을 찾고 있었다. 그 대표적 인물이 바로 소설 목민심서의 주인공 정약용이다.

어쩌면 작금의 현실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창조경제, 경제민주화의 의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이 지대하다. 그런데 이같은 시대적 개혁을 수행하는 수장은 우선적으로 누구보다 청렴해야 한다.

로펌 출신이나 정치인 보다는 탐욕의 유혹에서 보다 자유스럽고 청렴을 교훈 삼아 탐욕을 경계할 줄 아는 학계 출신, 또는 청렴한 공정위 출신을 발탁하는 후속인사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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