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태공 논설위원]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 망언이 전세계적인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중국 또한 동북공정을 착착 진행시킴으로써 이웃간 역사를 둘러싼 진실 공방의 전쟁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1일, 중국은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서 ‘지안박물관’을 3년 만에 ‘고구려 전문 박물관’으로 신축 재개관했다. 알다시피 지안은 서기 3년부터 427년까지 425년간 고구려 수도였던 곳이다. 개관 당일 박물관 전시실을 둘러본 우리 학자들은 ‘고구려는 중국의 속국’이라는 노골적 표현은 없었지만 “고구려사를 자연스럽게 중국사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의도”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더 교묘하고 세밀하게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북공정(東北工程)’은 ‘동북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라는 뜻인데, 중국은 최고의 학술기관인 사회과학원 산하 변강사지연구중심(邊疆史地硏究中心)으로 하여금 2002년부터 연구를 진행해왔다.

주요 연구과제는 동북지방사 연구, 동북민족사 연구, 고조선사·고구려사·발해사 연구, 중국과 한반도 관계사 연구, 한반도 정세 및 변화와 그에 따른 중국 동북 변경지역의 안정에 관한 영향 연구 등이다.

실질적 연구 목적은 향후 한반도에서 예상되는 정세 변화가 중국 동북지역에 미칠 정치적ㆍ사회적 영향과 충격을 차단해서 동북지역을 안정화시키고, 동북아 국제질서에 적극 대처하려는 것이다. 즉, 중국 내 각 민족의 단결을 강조하는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을 동북지역에 적용하여 중국의 역사적 정체성을 완결함으로써 유사시에 조선족이 중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가져 동요하거나 이탈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이다.

우리 역사학자들은 남북통일 이후 초래될 수 있는 국경·영토 분쟁에 대비한 역사적·지정학적 논리를 마련하고 앞으로 남북통일이 조선족 사회에 미칠지 모를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해 미리 대처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중국의 역사왜곡에 체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04년 ‘고구려연구재단’을 발족한 후 2006년 ‘동북아역사재단’으로 확대 개편한 바 있다. 고조선·고구려·발해는 엄연한 한국사의 실체이고, 고구려와 발해는 만주와 한반도를 동시에 영토로 삼았던 국가들이다. 역사학계는 물론 국민 모두 우리 역사를 알고 지키는 데 힘써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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