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유연미 논설위원] 손초전(孫楚傳)에 수석침류(漱石枕流)라는 고사성어가 나온다. 본래는 침석수류(枕石漱流)의 의미를 표현하려 했던 것이 실언으로 수석침류가 되었다. 내용은 이렇다.

진(晉)나라의 사대부 사이에는 세속사회를 경시하고 명리(名利)를 떠난, 맑고 고상한 이야기인 청담(淸談)이 유행했다. 풍익태수(馮翊太守)를 지낸 손초(孫楚)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그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자 마음먹고 자신의 친구인 왕제(王濟)에게 그의 마음을 털어놓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겠다(수석침류-漱石枕流)” 이는 분명 "돌을 베개 삼아 눕고 흐르는 물로 양치질하는 생활을 하고 싶다(침석수류-枕石漱流)”라는 마음을 표현함에 있어 실언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때 친구 왕제가 점잖게 그 말이 실언임을 지적하자 자존심강한 손초는 자신의 실언을 인정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흐르는 물을 베개 삼겠다는 것은 쓸데없는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씻으려는 것이고, 돌로 양치질을 한다는 것은 이를 닦으려는 것일세”

위와 같이 손초처럼 억지와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보고 수석침류(漱石枕流)라 한다. 지난 역사에 대해 석고대죄(席藁待罪)해도 시원치 않을 일본정부와 정치인들의 유치하고 괴변스러운 모습들을 보니 마치 현대판 손초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아니 손초보다 더한 모습에 실소마저 금치 못한다. 망언ㆍ망동이 동원된 일대 세기에서 보기 드문 저질스런 광기의 굿판이다.

19세기말 1877년 일본정부의 최고기관인 태정관(太政官)이 독도가 일본영토가 아님을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 시간까지 독도가 일본영토라고 우겨대는 일본 정부와 정치인들. 미국,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나라인 일본에서도 발견된 공식적인 문서에서 태평양전쟁 동안 일본정부가 자국 군인들을 위해 아시아 여성들을 성 위안부로 강제 동원 되었다고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는 내용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질스런 궤변스러움만 늘어놓는 일본 정부와 정치인들.

무지한자가 광폭하다고 일본정부와 정치인들의 유치하고 궤변스러움의 범위는 일반상식을 넘어 저질스런 광기가 서려있다.

그 대표적인 광기의 굿판 중심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현 총리,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 유신회 공동대표, 그리고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현 오사카 시장의 3인방이 있다. 여기에 주역은 단연 아베 총리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잘못을 사과하는 고노담화 수정을 발표하여 국제사회의 몰매를 맞더니만 이제는 식민지 지배의 잘못을 인정하는 무라야마 담화를 수정하겠다고 나섰다.

이것도 부족해 아베는 2차대전시 생체실험으로 악명높은 731부대를 연상케하는 731의 번호가 새겨진 전투훈련기를 타고 도호쿠 대지진 피해지역을 방문했음은 물론 그 전투기 안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궤변스런 추태마저 연출했다. 이러한 아베의 망언ㆍ망동들은 과거의 모든 일본 전쟁범죄를 부인하는 광기서린 굿판의 상징이다. 그렇다. 저질스런 굿판의 태동이다.

위와 같은 아베 총리의 궤변스런 광기의 굿판에 신명나게 놀아보려 저질스런 망언을 굿판에 맞춘 조연, 하시모토 현 오사카 시장. 그는 여성을 남성의 성적노리개로 폄하하며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언어도단으로 세계의 여성들을 분노케한 망나니의 독보적인 조연이었다. 또 다른 어설픈 조연, 이시아라. 그 또한 망나니의 독보적인 조연에 추임새까지 가세하며 그 신명을 높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완벽한 저질스런 광기의 굿판이다.

하지만, 급기야 에는 저질스런 광기의 굿판을 거두라고 유엔 권리위원이 나섰다. 세계의 정치인들도 나섰다. 그리고 세계적인 유력지 뉴욕타임스도 가세했다.

삼인성호(三人成虎)”하면 거짓말도 곧이듣게 될 것이라는 광기의 현대판(現代版) 손초(孫楚)의 3인방. 그 저질스런 굿판에 세계가 놀아 날줄 알았던 모양이다. 꿈도 야무졌다. 광기의 그 굿판은 이제 명예스런 세계적 망신살로 치부하며 오명의 숲에서 허우적거리다 초췌한 모습으로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 영원히, 아주 영원히 사라져야만 한다. 이 지구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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