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작은 한마디가 사막의 오아시스 될 수 있어…”
배 대리 건의사항, 정부 ‘무한도우미 TF’로 지원

[일간투데이 이영민 기자] “안녕하십니까. 한국자산관리공사 서민금융총괄부에서 일하고 있는 배성윤 대리입니다. 국민행복기금 출범 후 새벽에 퇴근할 때도 많았는데요, 오늘 대통령님께서 직접 방문해 주시니 그동안의 피로가 한 번에 씻겨지는 것 같습니다.”

▲ 한국자산관리공사 서민금융총괄부 배성윤 대리 (제공=캠코)

지난 5월23일 박근혜 대통령은 새 정부의 서민금융 공약이었던 국민행복기금 업무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직접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강남역 본사를 방문했다. 그런데 이날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아 당당하게 업무소감을 밝히는 젊은 여직원이 있어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바로 캠코 서민금융총괄부에서 근무하는 배성윤(34, 여) 대리였다.

박 대통령은 형식적인 브리핑 보다는 현장 실무자의 이야기와 실제 국민행복기금의 제도를 적용받는 금융소외계층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 했다.

배성윤 대리가 대통령의 바로 옆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했던 대통령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배 대리는 이 자리에서 “4월22일 가접수 첫날, 하루라도 지긋 지긋한 채무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 밤잠을 설치며 아침도 거르고 이른 아침 7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신청자들을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채무조정 접수에서 약정완료까지 마치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라며 실무자로서 느낀 점들을 꼼꼼히 소개했다.

“업무를 하면서 안타까운 상황에 종종 직면하게 되는데, 연체기간이 6개월 이하여서 국민행복기금의 대상이 안되거나, 상환능력이 부족해서 50% 채무조정을 해드려도 상환이 어려운 경우가 그렇습니다. 또 채권자가 누구인지 채무현황 파악이 어렵거나, 채무조정 인수 후에도 카드사에서 추심기관에 통보를 하지 않아 계속된 추심과 통장압류 등을 당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제 힘으로 해결해 드릴 수 없는 경우여서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제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들을 검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통령과 장관들 앞에서도 당당한 배 대리의 목소리에는 실무자로서 느끼는 신청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배려가 진솔하게 묻어 있었다.

배 대리의 현장감 있는 목소리에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지적사항에 대한 대책과 검토 중인 정책들에 대해 진지하게 답변했다.

실제 이날 배 대리가 건의한 사항에 대해 정부에서는 ‘무한도우미 TF’를 국민행복기금내 설치·운영해 지원대상이 되지 못하는 신청인들의 결격사유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한 바 있다.

▲ 지난 5월23일 박근혜 대통령이 새 정부의 서민금융 공약이었던 국민행복기금 업무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직접 캠코 강남역 본사를 방문했다. 이날 캠코 배성윤 대리는 대통령 옆에 앉아 당당하게 업무소감과 건의사항을 밝혀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제공=캠코)

배성윤 대리는 지난 2005년도에 캠코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는 8년차 베테랑 직원이다.

배 대리가 근무하고 있는 서민금융총괄부 홍보자활팀 백우생 팀장은 “배 대리는 지난해부터 서민금융 지원창구에서 근무하면서 금융소회계층의 상담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의 사연과 고민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업무 능력도 뛰어나서 지난 번 대통령 현장 방문 때 발표자로서 적격이라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무실에서 만난 배 대리는 그날을 떠올리며 “사실, 회사 사장님 앞에 서는 것도 떨리는데, 대통령 앞에서 보고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다면 거짓말이죠. 그래서 일하면서 느낀 점이나 개선해야 할 점들을 나름대로 정리하며 며칠 동안 발표하는 연습을 했어요. 저의 작은 한마디가 어려운 분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이 절실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회사 직원들 앞에서도, 남편 앞에서도, 아이 앞에서도 짬짬이 계속 연습했습니다. 그래서일까 막상 대통령님 앞에서 발표할 때는 전혀 긴장이 안되서 오히려 놀랐습니다”

배성윤 대리는 또 “국민행복기금이 출범하고 채무조정업무를 시작하면서 평일에는 새벽에 퇴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당시 몸도 피곤했지만 자주 얼굴을 못 봤던 28개월 된 아들이 엄마를 어색해 할 때는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렇지만 국민행복기금을 통해서 더 많은 어려운 분들이 웃음을 되찾을 수 있고, 작지만 저 역시 힘을 보탤 수 있다는 보람은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됐습니다. 또, 대통령님을 직접 뵙고, 격려까지 받을 수 있어서 더 큰 힘이 됐던 것 같아요”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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