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월세 과도기…보증금比 월세 1.5% 미만 51.6%

▲ (자료제공=부동산114)
[일간투데이 최정환 기자]보증부 월세 시장에서 매달 내는 월세 비중이 '보증금의 1.5% 미만'인 경우가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임대차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과도기 단계에 접어들면서 보증금 비율이 높은 '반전세' 형태의 계약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2010년 10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전국의 아파트 보증부 월세 실거래 건수 18만7145건을 분석한 결과, 보증금 대비 월세 비율이 1.5% 미만인 계약 형태가 전체 보증부 월세 거래의 51.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 대비 월세 비율이 평균적으로 2.3~2.5% 수준임을 감안하면 평균 수준 보다 보증금을 높게 받는 형태의 계약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2011년 이후 더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의 보증부 월세 거래를 살펴보면 '보증금 대비 월세 비중이 0.5% 미만'인 계약 형태가 지난 2010년에는 전체 거래량의 21.5%를 차지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26.3%로 4.8%p 증가했다. 보증금 비율이 높은 보증부 월세 거래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보증금 대비 월세 비율이 4~4.5% 미만'인 계약 형태도 2010년 12.5%에서 2013년 18.1%로 5.6%p증가했다. 반전세 형태의 계약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 비중을 높인 임대차 거래도 동시에 늘었다.

반면 전국과 서울 모두 '보증금 대비 월세 비율이 1.5~4% 미만'인 거래의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전국의 경우 2010년 30.5%에서 2013년 26.2%로 줄어들었고, 서울은 2010년 31.7%에서 2013년 28.3%로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금융위기 이후 매매시장의 장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로 전세금의 재투자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반전세'의 경우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경우 일시에 전세 보증금을 상환하고 월세로 돌리기가 쉽지 않고, 세입자 입장에서도 월세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전세와 월세의 중간적 형태를 갖는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114 최성헌 책임연구원은 "전세난 속에 정부의 정책이 전세시장 중심으로 흐르고 있지만 임대차 시장의 구조는 장기적으로 월세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월세 확산에 대한 정책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면서 "현재 전세시장의 불안이 향후 월세시장에서도 재현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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