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환 건설부동산부 차장

 

[일간투데이 최정환 기자]진한 립스틱이나 미니스커트, 하이힐 등은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이다. 이들 상품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침체된 기분을 전환할 수 있어 불황기에 잘 팔리는 것이다.

특히 립스틱의 경우는 다른 화장품에 견줘 저렴하면서 그 하나만으로도 분위기를 쉽게 바꿀수 있어 불황기 최고 히트 아이템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한 때 '불황일수록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표현이 경제 분야의 정설로 통용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이런 현상은 주택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 성냥갑 모양에 회색 빛 일색인 외관에서 벗어나 외벽에 석재마감이나 프레임 설치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컬러풀한 색채와 디자인을 곳곳에 입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침체된 시장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디자인특화 아파트를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브랜드 도입 후 세계적인 색채 디자이너 장 필립 랑클로와 손잡고 '힐스테이트 통합 색채 디자인'을 선보였고, 경기 김포 고촌과 서울 삼성동, 서울 반포동, 북한산 3차 등의 외벽에 차별화된 아트컬러를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포스코건설도 세계적인 명품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함께 아파트 외관 색채디자인과 사인물 디자인 개발에 착수, 한층 수준 높은 상품으로 불황을 이겨낸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도심과 환경을 고려한 편안한 색채와 입면의 입체감을 살리는 숨겨진 색상인 히든컬러(Hidden Color)를 적용하고, 입주자의 눈높이에 맞춰 출입구와 저층 필로티, 문주와 부대시설 등에 과감한 색채와 패턴을 적용할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2일 정부에서도 자연경관이 우수한 지역에 대한 난개발과 이른바 '성냥갑 아파트' 등의 건설로 주변경관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경관법 전부개정안을 공포하는 등 건축물 경관 및 외관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과 더불어 주택경기 침체기에 상품성이 뛰어난 물건을 내놔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디자인 특화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립스틱은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이지만 결국은 소비자의 마음을 잘 읽은 기특한 상품이다. 고객의 마음은 호황과 불황을 떠나 꾸준히 경쟁력을 검증받은 상품에 쏠리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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