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태공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10대 그룹 회장들을 청와대로 초치해 점심을 같이하면서 ‘기업인은 국정의 동반자’라고 정의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경제발전을 이끄는 것도 결국은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화답하여 재계는 30대 그룹이 올해 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5조9000억원(4%) 더 늘리기로 했다. 그러자면 하반기에만 92조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고용 목표도 연초에 세운 계획보다 1만3000명(10.2%) 늘어난 14만700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허창수(GS그룹 회장) 전경련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30대 그룹 상반기 투자고용 실적 및 하반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을 주문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여건에 불투명한 점이 있지만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대기업이 반발하고 있는 정부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며 재계를 다독였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다. 경제 주체들이 희망을 가지고 발전하는 데 도움이 돼야지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입법이 되면 문제가 심각하다. 독소조항이 없는지 검토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대기업들이 국민들의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자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사이트를 빠른 시일 내 오픈할 예정”이라며 “신아이디어, 신기술, 신산업 등 ‘신(新)3’의 창조경제 사이트에 많은 분이 참여해 경쟁력을 높이고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도록 정부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찬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도 돌아가며 투자계획 등을 밝혔다. 이건희 회장은 “지금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데 규제를 풀어준 것이 기업에 큰 힘이 됐다”며 “투자와 고용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철강 등의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친환경·첨단소재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연 74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데 해외 생산이 늘고 있어 연 1000만 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핵심 공약은 ‘경제민주화’였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변화가 감지됐고, 최근에는 경제민주화가 실종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와 성장이 따로가 아니라 다 필요한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을 믿고 기업의 화끈한 투자로 성장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이루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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