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안팎 ‘고개 갸우뚱’, 체육계 쇄신과 연계 시각도

▲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자 마사회 안팎에서 외부압력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일간투데이 강근주 기자] 장태평 한국마사회 회장이 2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만나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장 회장의 임기는 아직 1년2개월 남아있다. 장 회장은 사직서를 제출한 이유를 개인적 사유라고 측근들에게 언급했지만 외부 압력이 사직을 견인했다는 시각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외부 압력설’이 힘을 얻는 데는 장 회장이 최근까지 업무에 상당한 열의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에는 한국 경마사상 최초로 경마 한일전을 치러냈고, 한국마사회 관련 이미지 제고를 위한 CI 개편작업도 오는 11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 아래 움직여왔다. 그래서 마사회 안팎에선 “외부 압력에 의해 장 회장이 사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리‧ 감독기관인 농림부 관계자도 “지난주만 해도 장 회장이 업무에 상당한 의욕을 보였다”며 “사의 표명이 갑작스럽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사표를 제출하기 위해 이동필 농림부 장관을 만난 과정도 석연치 않다. 복수의 마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장태평 회장이 2일 오전 비서실을 통해 이동필 장관의 동선을 파악했고, 그리고 나서 이동관 장관을 만나러 갔다. 이는 사전약속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표 제출이 적어도 느닷없이 갑자기 이뤄졌다는 것을 방증해 주는 대목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압력성 전화 때문에 장 회장이 사의를 굳혔다는 얘기가 임직원들 사이에 떠돈다”고 말했다.

체육계 쇄신과 장태평 회장의 중도 사의를 연결하는 시각도 있다. 문체부는 2일 비정기 인사를 통해 노태강 체육국장에 대해 대기발령을 냈다. 대한체육회 회장선거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청와대 측은 회장선거를 대통령 취임 이후 실시하기를 원했으나 회장선거는 예정대로 강행됐고, 그 결과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김정행 현 회장과 표 대결에서 석패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중이 많이 반영된다. 청와대는 체육계에 만연한 사조직 제거를 혁신의 단초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장태평 회장의 중도 사의는 새 정부가 추진하는 체육계 혁신과정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중이 담겨있다는 해석도 있다.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행시 출신 관료로 이명박정부 시절 미국산 쇠고기 사태로 물러난 정운천 전 장관에 이어 2008년 8월부터 2년간 농림부 장관을 지냈다. 2011년 11월 한국마사회 회장에 취임해 조직을 안정적으로 꾸려왔다는 평을 얻고 있다. 임기 만료는 원래 2014년 11월까지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