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환 건설부동산부 차장

 

[일간투데이 최정환 기자]'오래되긴 했어도 내구성이 튼튼했던 S사의 디지털 브라운관 구형 TV가 평소에 불만이었던 김 부장은 오래전부터 TV를 바꾸고 싶었지만 알뜰한 안주인의 반대에 밀려 뚱뚱한 TV를 못마땅해 하면서도 그냥 둘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계수명에 다다른 TV가 때마침 고장 나자 이번기회에 최신형 스마트 TV로 교체하기로 마음먹고 안주인을 설득해 종합가전 판매점인 H마트로 향하며 좋아하는 스포츠 중계방송을 박진감 있게 볼 수 있게 돼 연신 흥이 났다.

매장 직원의 사양별 설명과 시연 등을 통해 여러 회사 제품을 한 시간도 넘게 둘러보고 나서 김 부장은 바로 구매를 하려 했지만 자꾸 팔을 잡아끄는 안주인의 성화에 매장을 나왔다.

김 부장의 안주인은 매장 밖으로 나와 같은 제품을 더 싸게 살수 있다며 스마트 폰을 꺼내 온라인 쇼핑몰의 재품을 조회한 후 30만원이나 더 싸다며 온라인으로 TV를 구매했고, 김부장은 안주인의 알뜰 소비에 혀를 내둘렀다.'

김 부장의 안주인 처럼 제품의 실물이나 품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확인하면서 정작 구매는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하는 소비자를 이른바 '쇼루밍족'이라고 부른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고른 후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쇼루밍족이 전체 소비자의 23%에 달한다.

쇼루밍족의 증가에 맞춰 최근 상가의 운영 방식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전단지보다 스마트폰 어플을 통한 홍보에 치중하는 성향이 뚜렷하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는 상품이 표준화된 물품 판매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종인 이·미용이나 식당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예전처럼 단순히 목 좋은 자리만으로 승부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방증이다.

LG경제연구소 자료를 보면 20대의 90%, 30대의 78%, 40대의 49% 정도가 온라인 쇼핑 이용자로 조사돼 인구구성학적 온라인 구매연령의 일반화 추이가 시간이 지날 수 록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59%선에 달하고 있는 요즘은 가격비교 사이트로의 이동 및 판매가격 정보파악이 현장에서 바로 가능한 건 물론, 택배서비스도 일상화돼 이런 변화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의 매장과 온라인은 상관없다고 여기는 자영업자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많은 자영업자나 창업주들은 아직도 목 좋은 장사 터 하나만 잘 잡으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무사안일과 관련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상가시장의 변화는 분명히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인터넷을 이용하던 20대는 이제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소득력있는 40대로 성장했다.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타깃층의 트렌드에 맞춘 운영 방식의 변화가 곧 '성공 창업'의 열쇠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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